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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마련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처에서 시민들이 청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정부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 2차 사전청약 접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2차 사전청약에 이어 오는 11월부터 3·4 사전청약도 예고된 가운데 3기 신도시 토지 보상 절차가 표류하고 있어 입주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입주 전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 ‘전세 난민’으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온다.
25일 정부 등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11월 5일까지 2차 사전청약 접수가 진행된다. 이번 2차 사전청약 물량은 총 1만102가구이다. 2차 사전청약에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2지구가 포함된다. 앞서 지난 7월 인천 계양에서 1차 사전청약을 진행한 데 이어 3기 신도시로서는 두번째이다. 오는 11월과 12월에는 3·4차 사전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3차 사전청약은 4개 지구에서 4000가구, 4차 사전청약에서는 12개 지구에서 1만36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토지 보상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어 우려감이 감돌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3기 신도시 가운데 토지 보상을 마무리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하남 교산은 60%대, 인천 계양은 80%대 토지 보상 협의가 진행된 상황이다. 인천 계양은 수용재결을, 하남 교산은 지정물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 남양주 왕숙과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은 신도시로 지정된 지 3년 가량 됐지만 토지 보상 첫 단추도 꿰지 못하고 있다.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연내 일부 물량을 사전청약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남양주 왕숙과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의 경우 연내 중으로 토지 보상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3월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 올초 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광명 시흥의 경우 아직 지구지정도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올해 10~12월에 시행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위해 토지보상, 지구계획 확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3기 신도시는 본 청약 지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과거 보금자리주택사업과 달리 지구계획 등 인·허가 절차와 토지보상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양주왕숙·고양창릉·부천대장은 현재 감정평가 등의 보상절차가 진행 중이며, 주민 협의 등을 거쳐 3곳 모두 연내 보상금 지급에 착수할 예정이며,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은 지구계획을 이미 확정했으며, 고양 창릉·부천 대장은 지구계획 승인이 마무리 단계로 공공주택 통합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11월 승인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토지 보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부 지역 토지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무엇보다 최근 발생한 성남 대장지구 개발사업 의혹 사태로 인해 토지주들의 반대 움직임이 커졌다. 통상 토지 수용가격은 공시지가의 1.3~1.5배 수준으로 책정될 뿐 개발이익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매입가보다 보상 금액이 낮게 책정될 우려가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창릉지구 토지·건물을 수용할 때 현실에 맞는 보상가를 적용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공공주택지구 조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창릉역 신설 호재 등으로 주변 토지 시세가 두 배 넘게 급등했으나 개발이익 배제로 헐값 보상을 받을 상황"이라며 "보상금을 받고 나면 인근 지역 재정착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이하 공전협)도 토지 보상 관련 감정평가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공전협은 "3기 신도시 주민들은 헐값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현실 앞에서 좌절과 절망감으로 밤잠을 이룰 수 없는 지경"이라며 "대형감정평가법인이 사전 평가된 보상비 틀 안에서 짜맞추기식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공익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땅을 수용당하는 주민의 주머니를 털어 배를 불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 신청을 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수용재결 절차가 3~6개월 정도 걸리고, 토지주들이 버티거나 행정소송을 진행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인천 계양의 경우는 수용재결이 들어갈 경우 결국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이 넘어가게 돼, 나중에 보상금 관련해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수용재결은 통상적으로 3~6개월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신 대표는 "하남 교산의 경우 토지 소유자들이 지정물 조사를 거부하면, LH와 사업시행자가 감정평가도 못해 강제적으로 손을 쓸 수 없다"며 "향후 토지 보상과 관련해 하남 교산 토지소유자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줘야, 토지 수용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정부의 바람대로 2025년부터 3기 신도시 입주가 가능할지가 미지수라는 점이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 미리 청약을 받는 제도다.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이 진행되고, 그 이후에 입주가 시작된다. 본청약이 진행된다고 해도 토지 보상 지연으로 입주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전세 난민’만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전 예약제를 도입했던 과거 보금자리주택 때와 같은 전례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9~2010년 보금자리주택 사전 예약자 1만3398명 중 실제 집을 공급받은 사람은 5512명(41.1%)에 불과했다. 사전 예약 후 본청약까지 평균 4년이 걸리면서 예약자들이 대거 청약을 포기했다. 경기 하남 감일지구는 토지 보상이 장기간 표류한 탓에 입주가 애초 예정일보다 6년 넘게 늦어지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임대차 시장으로 몰리는데, 전세난 우려가 나타날 것이다"며 "만약 토지 보상 등 여러 요인으로 입주가 미뤄질 경우 정부가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on9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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