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팩트체크] '車 반도체 수급난’에 신차 출시 일정 바뀌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18 15:45

G90·팰리세이드 등 신모델 연내출격...출고대란 불가피



전세계적 공급난...벤츠·BMW 등 수입차 브랜드도 눈치



"개발·투자 계획 정해져 출시 일정 조정은 힘들 것"

2021101801000635800027501

▲4분기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 GV60.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반도체 수급난’이 전세계 완성차 업체들을 덮치면서 국내 출시가 예정된 일부 신차의 출고 일정에도 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브랜드별로 생산라인 조절과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개월까지 시간표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4분기 공식 출시를 앞둔 신차는 제네시스 신형 G90·GV60, 현대차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모델, 기아 신형 니로, 쉐보레 볼트 EV, 메르세데스-벤츠 EQS, BMW iX, 폭스바겐 골프 등이다. 대부분 고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베스트셀링카의 신모델이거나 새롭게 출격하는 전기차라는 게 공통점이다.

문제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출고대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여파가 지속되면서 차량 출고 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기아의 인기 차종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당장 계약해도 10~11개월 가량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K8 하이브리드,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V80 등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실제 올해 3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 기간 완성차 기업들의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총 76만 1975대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92만 1583대) 대비 20.9%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던 2008년(76만 121대) 이후 13년 만에 최소치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자 신차 출시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일정이 변경되는지 여부를 묻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영업일선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출시 예정 차종 중에서도 인기 차종에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브랜드들이 신차 출시 일정을 소폭 조율할 것으로 본다. 신차를 내놓고도 출고가 밀리면 계약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이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전계약을 받고 있는 차량들보다는 연말 출시가 예정된 차량들의 데뷔 일정이 내년 초로 밀릴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예측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나 니로 등 수요가 꽤 몰릴 수 있는 차종들은 출시 시기 자체를 전략적으로 뒤로 미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반도체 수급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신차를 개발하는 것에 더해 출시 일정 등을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대란의 원인은 수요예측 실패와 마이크로콘트롤유닛(MCU) 부족 등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최근 수급난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동남아 지역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 후공정이 집중된 말레이시아의 경우 올해 6월 전국 봉쇄령 이후 공장 셧다운을 반복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부 차종은 계약 후 한 달 이내에 바로 차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각 브랜드별 부품 수급 계획에 따라 새로운 모델의 공개·출시 일정에 변동이 생길 수는 있겠지만 수개월 이상 미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