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성철환

cwsung@ekn.kr

성철환기자 기사모음




[EE칼럼] 국제 메탄서약에 대비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07 10:09

최수석 제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2021100701000221700009161

▲최수석 제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지난달 추석 연휴가 시작될 무렵 ‘에너지와 기후에 관한 주요 경제국 포럼 (MEF)’ 화상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MEF 17개 회원국을 비롯한 20개국이 참석하였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2020년 대비 30% 줄이는 ‘국제 메탄 서약’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이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달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족 예정인 국제 메탄 서약에 주요국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구체적으로 정의된 온실가스의 종류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의 6가지이다. 온실가스는 가시광선 중심의 태양 복사에너지를 지구 표면으로 잘 통과시키는 반면 지구가 방출하는 적외선은 흡수하여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데, 6대 온실가스 중 88.6%로 배출량 대부분을 차지는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의 동의어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의 4.8%를 차지하는 메탄은 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의 21배로 높아서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메탄은 자연적으로도 발생한다.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의 생물들은 다습하고 상대적으로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해 나가면서 부산물로 메탄을 방출한다. 벼농사와 축산업 등에서도 많은 양의 메탄이 발생하는데, 소 4마리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는 자동차 1대의 배기가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쓰레기 매립을 비롯한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도 메탄은 발생한다. 영농 기법을 개선하고 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해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농축산물의 소비와 폐기물의 발생은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무엇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한할 여지가 크지 않다.

한편, 메탄은 천연가스의 85% 정도를 차지하며 화석연료의 생산, 운송, 저장 및 정제와 이들을 산업에 이용하는 과정에서 그 일부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산업이 발달해 있으며, 최근에는 석탄발전의 제한 및 탈원전 정책에 따른 반대급부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연료원별 발전설비 구성에서 LNG는 지난 5년간 26.3% 증가하였다. 전체적으로 늘어난 전력수요와석탄발전 제한 및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부족분의 상당량을 LNG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LNG 발전을 포함한 화석연료 산업에서 손쉽게 메탄을 줄이는 방법은 오일이나 천연가스 저장시설에 회수장치를 갖추는 것과 운송 라인의 구멍을 철저하게 막는 것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메탄 감축량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제 메탄 서약과 같은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석탄발전과 함께 LNG 발전도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자연 발생이나 농축산업과는 달리 화석연료 산업, 특히 LNG 발전은 대안이 존재한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에너지원에 대한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효성이 있고 유망한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동시에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석탄과 LNG 대신 신재생과 원자력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신재생 발전설비는 2배 이상 급증했지만, 낮은 이용률로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8%에서 8.0%로 증가에 그쳐서 LNG 발전의 대안으로서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신재생 발전 비율이 높아져도 문제다. 전체 발전량의 25%를 풍력에 의존하는 영국에서는 최근 북해에 부는 바람이 잦아들면서 전기료와 연료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영국 전력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배 가까이 높아졌고, 천연가스의 국제 가격은 올해 초 대비 3배가량 상승하였다.

예측성을 담보할 수 없는 발전원이 대책 없이 확대될 때 가져오는 사회적 불안정성은 많은 사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결국 메탄의 대기 중 배출을 포함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이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