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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증시 살얼음판...공모주 시장 ‘옥석가리기’ 심화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04 09:52

올해 IPO 공모규모 2010년 이후 최대치 기록할듯



4분기도 공모주 시장 풍년...‘따상’ 기대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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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10월 첫날부터 주식, 원화, 채권 가격이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재연되면서 공모주 시장에서도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공모주 시장이 더욱 뜨거운데다, 카카오페이 등 일부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도 예정돼 있어 2차전지, 소재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공모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상은 가뭄이지만...공모주 시장은 ‘풍년’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IPO 공모규모는 약 14조5000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312.7% 증가했다. 올해 공모 규모는 종전 역대 최대치인 2010년 약 10조원대를 훌쩍 넘어섰으며, 시가총액도 2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공개(IPO) 시장 호황으로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많아진데다 하반기에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새내기 종목 가운데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는 종목 수는 상반기 대비 확연히 줄었다. 올해 7월 말까지만 해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2배로 출발한 뒤 상한가를 형성하는 ‘따상’을 달성한 신규 종목이 11곳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대어급 기업이라도 ‘따상’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실제 조선업 대장주인 현대중공업은 상장 첫날인 지난달 17일 따상에는 실패했다. 현대중공업의 이달 현재 주가는 11만3500원으로 공모가(6만원)과 비교해 89% 높은 수준이다. 생체재료 기반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바이오플러스는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인 지난달 27일 3만2450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공모가(3만1500원) 대비 3% 상승에 그친 것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따상은 증시가 호황일 때 잠시 나왔던 것으로, 공모주 시장에서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었다"며 "최근에는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소재, 엔터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나머지 종목들은 조정을 받는 것처럼, IPO 시장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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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증시...‘우량 종목’ 선별하는 기관들 

 


국내 증시마저 침체기에 빠지면서 연말로 갈수록 공모주 옥석가리기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시장은 1일 주식, 원화, 채권이 모두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 금리 조기 인상과 함께 중국발 악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9.64포인트(1.62%) 내린 3019.1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25일(3008.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와 달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7원 오른 달러당 1188.7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9월 9일(1189.1원) 이후 1년여만에 최고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0bp 오른 연 1.633%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 역시 2019년 5월 28일(1.6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결국 4분기에도 2차전지 등 일부 공모주를 중심으로 자금이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일례로 초고밀도 실장기술 소부장기업인 씨유테크는 지난달 29일 일반 공모 청약에서 경쟁률 1408.69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며, 공모가는 6000원이다.

반도체 공정가스 부품기업 아스플로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을 초과한 2만5000원으로 확정했으며,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청약 경쟁률도 2818대 1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오는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이밖에 카카오페이도 다음달 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높은데, 종가에서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투자자들이 공모주 시장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상반기보다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 반면 공모주 시장 분위기는 상반기가 최대 호황이었던 만큼 하반기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공모주 시장 옥석가리기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는 4분기"라며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적거나 공모주 시장에 대어급 기업들이 몰릴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경쟁도 더욱 심화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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