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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픽사베이 |
이같은 물량은 지난해 하반기 입찰 때보다 무려 56.0% 늘어난 규모다. 이번 입찰을 포함 올 한 해 전체 입찰물량 기준으로 따져도 지난해보다 62.8%나 증가했다.
그러나 태양광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입찰 물량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입찰을 주관하는 한국에너지공단에 항의전화가 폭주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30일 오후 이같은 규모의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공고를 냈다. 하반기 입찰 물량이 2.20GW로 공고되면서 올해 전체 입찰 물량은 상반기 2.05GW를 포함총 4.25GW로 지난해 2.61GW보다 1.64GW(62.86%) 늘어난다.
연도별 전체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물량은 △2018년 0.60GW △2019년 0.85GW △지난해 2.61GW였다. 특히 지난해 입찰물량은 2019년에 비해 무려 207.06%나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율로 보면 올해 62.86%는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날 공고에 앞서 입찰물량이 2.20GW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퍼지자 대거 반발하고 나섰다. RPS 고정가격계약은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을 RPS 의무공급비율을 이행해야 하는 발전공기업들이 20년간 구매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업계는 당초 이번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물량을 많게는 3.00GW, 적어도 2.60GW를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예정된 하반기 입찰물량은 업계의 이런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반기 RPS 입찰물량이 업계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은 발전공기업들이 이미 RPS 의무공급비율을 초과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발전 공기업 등의 RPS 의무공급 비율 상한선 상향 등을 통해 입찰물량 대폭 확대의 기대감을 잔뜩 높여놓고 이제 와서 결국 당초 예정된 물량만 입찰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RPS 고정가격계약 물량과 의무비율 변화 추이
기간 | 2018 | 2019 | 2020 | 2021 |
RPS 고정가격계약물량(GW) | 0.60 | 0.85 | 2.61 | 4.25 |
전년 대비 증가율(%) | 20.00 | 41.67 | 207.06 | 62.86 |
RPS 의무비율(%) | 5.00 | 6.00 | 7.00 | 9.00 |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한재협)는 그동안 정부와 국회 등에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물량 대폭 확대를 요구해왔다. REC 공급 과잉으로 2년 사이 현물시장 REC 가격이 절반 이상 하락해,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봐서다. 이에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RPS 고정가격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RPS 의무공급비율 상한선을 종전 10%에서 25%로 높이는 것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당장 올해 의무공급 비율부터 당초 9.00%에서 최소 2.00∼3.00% 포인트 추가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해 RPS 의무공급비율은 하반기 입찰물량이 2.20GW로 결정되면서 당초 9.00%로 유지됐다. 발전공기업들이 REC를 의무공급량보다 더 구매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보인다. 실제로 한 발전공기업은 올해 의무공급량보다 REC를 이미 초과 확보해,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물량을 늘리는 데 난색을 보인 걸로 알려졌다.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들은 RPS 의무공급비율에 따라 생산하는 전력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해야 한다. 직접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거나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때 REC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확보했다는 인증을 받는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들로 구성된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 관계자는 "발전공기업들이 별도 특수목적법인(SPC) 계약과 수의계약으로 의무사들의 책임져야 하는 물량을 초과로 확보하고 있다"며 "하반기 RPS 고정계약 입찰 물량이 2.20GW 정도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실망과 허탈함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입찰 공고가 정식으로 나오기 전까지 협회를 중심으로 발전공기업에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