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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사진=픽사베이) |
15일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맥킨지가 미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와 공동으로 보고서를 발표해 "태양광은 많은 산업 중 가격 상승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분야"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비용이 작년 동기대비, 전 분기 대비 올랐다. 우드 맥킨지가 2014년 집계 이후 가정용, 상업용, 발전소용 태양광 발전의 비용이 일제히 상승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발전소급 태양광 비용이 작년 동기대비 6% 오르는 등 상승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도 글로벌 태양광 패널 가격이 작년에 비해 16% 가량 올랐고 인건비 포함 태양광 발전소를 새로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이 12% 증가했다고 최근에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특히 철강, 알루미늄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 급등이 태양광 비용 상승을 크게 압박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알루미늄 가격은 수요증가와 공급부족에 맞물려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가격이 장중 톤당 3000달러 수준에 거래되기도 했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은 가격도 심상치 않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2019년 kg당 550달러에 불과했던 은 가격이 올해 평균 850달러에 육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 산업의 근간이 되는 물질인 폴리실리콘 가격 역시 상승세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2019년, 2020년에 kg당 각각 7.6달러, 9달러였지만 올해는 평균 18달러 수준에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광 발전 산업의 체인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구성된 만큼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면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한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대부분의 태양광 업체들은 올해까지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원재료 재고를 확보한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원자재 값 급등에 따른 여파가 본격 가시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는 그동안 기술혁신 등으로 인해 태양광 발전 비용을 획기적으로 끌어내렸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지난해 전 세계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10년 동안 태양광은 많게는 85%, 풍력은 56% 하락했다고 밝혔다. LCOE는 초기투자비와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등의 직접 비용과 할인률을 고려해 추정한 전력 생산비용이다.
이 같은 추이로 태양광 수요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에서 새로 추가된 태양광 발전 설비는 5.7 기가와트(GW)로 작년 동기대비 무려 45% 급증했다.
그러나 앞으로 태양광 보급이 확산하기 위해선 관련 비용이 더욱 떨어져야 한다. 이달 초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보고서는 2035년까지 미국의 태양광 발전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태양광 비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우드 맥킨지의 미셸 데이비스 수석 태양광 애널리스트는 "태양열 산업은 계속해서 분기별로 강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수요는 모든 부문에서 높다"며 "그러나 현재 시장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만큼 태양광 산업이 앞으로 성장해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수격"이라고 밝혔다.
아비게일 로스 하퍼 SEIA 회장 역시 "지금은 기후 미래를 위한 중요한 순간이지만 가격 상승, 공급망 붕괴 등은 발전 부문의 탈(脫)탄소를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2050년까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 제조량이 연간 10%씩 증가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과거에는 이러한 추이가 유지됐지만 원자재 값 급등을 고려하면 10% 성장은 이젠 매우 야심찬 목표"라며 이런 현실을 반영했을 때 기온을 1.7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