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5일(월)



[EE칼럼] 대선후보 에너지공약 감별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9.13 09:50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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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지도자를 뽑는 투표는 잘 해야 한다. 당선자가 기대를 저버리고 유권자에게 해악만 끼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 한 조사에 의하면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고려하는 사항으로 인물(능력)이 가장 높게 나왔고, 공약(정책), 정당이 그 다음이었다. 인물은 능력과, 공약은 정직과 통한다. 후보자의 능력에 버금가는 덕목이 정직이다. 정직은 약속(공약)을 지키고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능력은 빌려 쓸 수 있지만 정직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게 본다면 능력 보다 정직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다.

여야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고 대선공약이 하나씩 발표되고 있다. 성장, 고용, 외교, 국방, 교육 등 후보들이 제시하는 여러 공약 중에서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정책은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분야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태양광에만 매달리는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지속적으로 비판받아 왔을 뿐 아니라 탈원전 공약에 포함되었던 월성원전 1호기의 무리한 조기 폐쇄가 유력 야당 후보 두 사람의 출마 이유였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에너지 관련 공약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감별법을 제시해보려 한다.

첫 번째, 임기 내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2050년 이후를 지향하는 탄소중립도 임기 중에 무엇을 할 것인지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 선의로 포장된 거짓의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2030년을 3년 앞두고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데 2050년을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미국은 트럼트 행정부 당시 이전 정부가 체결한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다시 가입했다. 공약의 임기내 실현을 강조하는 이유는 허황된 정책은 지속성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실행 가능성이다. 정직한 방법에 의한 실현가능성 말이다. ‘월성1호기 폐쇄’는 현 정부의 공약사항이었다. 공약은 이행됐지만 방법은 무리했다. 감사원은 "월성1호기 중단을 위해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월성1호기 사건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거짓을 말한 것이었다.



세 번째, 솔직한 공약인가 따져 봐야 한다. 한계점과 부작용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검찰의 공소장에는 "2017년 6월 (청와대가) 탈원전은 장기, 점진적으로 하는 것으로 전력수급이나 전기요금 인상 등의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전력수급계획을 조속히 수립,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결과로 당국은 그해 말 수립된 전력수급계획에 탈원전, 탈석탄, 재생에너지 3020을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전기요금은 10.9%만 인상될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최종 보고서에는 이 조차도 빠졌다).

전기요금 인상에 문제가 없는 보고를 하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보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청와대가 이런 지시를 했다는 것은 요금 인상폭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것을 몰랐거나(능력부족), 알아도 현 정부 임기 이후의 일이다(부정직)와 같다. 에너지전환 정책 시행 5년차인 현재 5%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전기요금 인상을 미루고 있는 것은 현 정부의 빚을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네 번째, 국민을 생각하는 약속인가 살펴야 한다. 여권의 대선 후보자들은 얼마전 ‘탄소중립 공약 발표회’를 열었다.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등 낙관적, 장밋빛 일색이었다(이런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탄소중립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의 삶이 팍팍해 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을 기준하면 장차 전기요금은 현재의 세 배가 넘을 수도 있다. 가정에 가스공급이 끊기면 서민들은 현재의 3배의 가격인 전기로 취사와 난방을 할 수 있을까.

다섯째, 능력은 빌려 쓸 수 있지만 가짜가 아닌 진짜 전문가를 찾아 낼 능력은 필수적이다. 현 정부 에너지공약 중 ‘천연가스 발전설비 가동률 60%까지 유지’가 있었다. 이 공약은 가동률과 이용률 개념, 전력수급의 기본적인 원리도 모르는 문외한이 만든 것으로 의심했었다. 후에 사실로 확인되었다. 우리의 에너지 여건에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원자력을 고려하지 않은 안이 없다는 것은, 시나리오별 비용계산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은 현 정부가 동원한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엉터리인지 짐작하게 한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대선 후보자의 선정 기준은 정직이 더 우선되어야 할 듯도 하다. 부디 공약을 잘 살펴 정직한 후보를 선택하시기 바란다. 정당만 보고 표를 던져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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