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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LNG터미널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지난 15년간 액화천연가스(LNG) 직수입 비중이 1.4%에서 22.1%까지 대폭 증가한 데에는 국제 LNG가격 하락 요인 외에 정부 정책 및 산업구조 변화 등에 기인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분석한 ‘자가소비용 LNG 직수입 증가 전망과 배경’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LNG 직수입량은 2005년 33만 톤(전체 수입의 1.4%)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6년 이후 직수입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약 906만 톤(22.1%) 수준으로 증가했다.
직수입이 시작된 이후 2005년 2개사였던 직수입자는 2019년 기준 8개사로 늘었다. 발전용, 산업용 직수입 물량은 각각 528만 톤(7개 발전소), 198만 톤(3개 산업체)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가소비용 직수입 계약을 이미 체결한 회사는 포스코, SK E&S(위례에너지서비스, 파주에너지서비스 포함), 중부발전, 동서발전, GS파워, GS EPS, GS칼텍스, S-Oil 등이다.
향휴 신규 직수입 예정 규모는 발전용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25년 이후 가스공사 공급 발전용 물량 계약이 단계적으로 만료되면 이 물량은 직수입 혹은 발전용 개별요금제 물량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종료 예정물량이 전량 직수입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2031년 기준 직수입 비중은 5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호 연구위원은 “이러한 발전사들의 대부분은 직수입 경험이 없으며, 저장시설 등 요건이 불충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수입으로 전환되는 물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자가소비용 직수입 증가는 국제 LNG가격 하락에 의한 요인이 가장 크다. 이외 △직수입 허용요건 완화 △저장시설 임차기회 확대 △우회적 LNG 도입·판매 사업 활성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LNG 공급량 증가와 수요 감소로 국제 LNG 시장은 구매자 우위시장으로 변모했으며, 국제 LNG 액화시설 용량 확대에 따라 향후 LNG 가격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IHS Markit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LNG 도입가격은 2015년 MMBtu당 10.12달러에서 7.35달러 수준(기간계약 8: 현물 2 가정)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총 LNG 액화설비용량은 지난해 기준 4억4645만 톤에서 2025년 5억2610만 톤으로 증가해 LNG 생산능력 또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가소비용 직수입자는 10만kl와 30일분 중 많은 양의 저장시설을 독점적으로 확보할 의무가 있었다. 이후 2013년 정부 직수입 활성화 정책과 함께 도시가스 시행령 개정에 따라 최소 저장용량(10만 kl) 확보의무가 사라지면서 중소규모 물량 수요자의 직수입 접근성이 향상됐다. 직수이 허용요건이 완화된 셈이다.
민간 저장시설 증가로 인해 직수입 수요자의 저장시설 임차를 위한 접근성 향상도 직수입 확대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민간 LNG 저장시설은 2019년 153만kl에서 현재 인허가 승인 기준 2031년 336만 kl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건설 중인 가스공사 제5기지(당진) 일부 저장시설도 공동이용제도를 통해 직수입자에게 임차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존 직수입자 해외 트레이딩 통한 우회 직수입 확대
최근에는 우회적 도입·판매 사업이 산업용 LNG 직수입 확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우회 직수입 사업은 기존 직수입사의 해외법인 및 국내 민간 공급시설을 이용해 신규 직수입자에게 우회적으로 물량을 공급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러한 사업의 시작으로 기존 대규모 물량 직수입자의 해외 트레이딩 법인을 통한 물량 및 시설 계약을 통해 직수입 경험이 없는 중소규모 물량 수요자의 직수입 접근성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GS에너지, SK E&S, 포스코는 싱가포르에 자사의 물량 조달 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해외 트레이딩 법인을 통해 중소규모 물량 수요자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외 시장 상황 변화로 인해 향후 직수입 물량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다만, 한국가스공사의 발전용 개별요금제가 시작되면서 발전용 수요자가 직수입 이외에 개별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생겨 잠재 수요자에게 직수입과 개별요금제 사이에서 자사에 유리한 방식을 선택, 천연가스를 조달할 것이므로 향후 직수입 증가 추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