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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기 못펴는 ‘K-뷰티’…무엇이 문제길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03 16:18

'제조업 표기'와 '전성분비 표기'로 미투제품 타깃



하이난면세점내 프랑스, 일본 화장품 유행 영향도



중국의 '효능 스킨케어' 바람 읽지못한 '마케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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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기 못 펴는 ‘K-뷰티’


[에너지경제신문 이서연 기자]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던 ‘K-뷰티’가 최근 기를 못 펴고 있다.

중국 뷰티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한 ‘마케팅 실패’라는 분석과 함께 이처럼 급작스러운 하락세에는 중국 화장품감독관리조례 개정과 하이난면세점 내 해외 화장품의 가격마케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총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은 37%로 급감했다. 30%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별 기준으로 중국 비중은 항상 50%(‘21년 상반기 51.8%)를 웃돌았으나 올해 2월(47.5%), 6월(44.7%) 두 차례 50% 미만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K-뷰티와 로컬 간 품질 차이가 거의 없는 데다 라이브 커머스 등 마케팅비 증가, 위생허가 인증비의 부담 때문"이라며 "인기 상품이었던 마스크팩 조차 중국 내 상품과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개정된 중국 화장품감독관리 조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 수입·유통업자들이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에 K-뷰티제품과 유사한 미투(Me too) 제품을 직접 주문하고 있어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을 금지하자 하이난 면세점에서 프랑스, 일본 등 해외 화장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하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낮아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인들이 서양 브랜드를 수용하고 편한 일상을 추구하면서 한국 화장품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경향을 더 심화시키는 분수령이 됐다고 SCMP는 분석했다.

이어 K-뷰티의 복잡한 화장법과 화장품 성분목록을 노출하지 않는 패키지 위주의 마케팅 방식도 ‘구식’이라고 직격했다. 또 최근 중국 뷰티 시장에서는 ‘효능성 스킨케어’가 열풍이라고 덧붙였다.

SCMP는 "10년 전만 해도 히알루론산, 레티놀, 비타민C가 스킨케어에 미치는 영향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은 이 용어들을 잘 안다"며"뷰티 인플루언서 등의 증가로 인해 화장품 과학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 스킨케어 ‘디오디너리’ 등과 같은 서구 브랜드는 성분 표시를 명확하게 하고, 제품을 평범한 포장에 담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작년 수익이 두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런 중국 뷰티시장의 변화에 국내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먼저 중소기업들은 대거 중국 시장을 떠나 ‘수출 다변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중소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러시아 등 신남방 국가를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들은 현지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운 고급화전략으로 승부에 나설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는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운 고급화 전략과 동시에 온라인 판매채널 확대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서와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화장품 업계는 하루빨리 국회에 계류 중인 제조업자 표기 삭제를 골자로 하는 화장품법 개정안(김원이 의원 대표발의)이 통과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yeoni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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