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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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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IPO 공모가 결정,시장에 맡겨둬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26 15:55

금융증권부 윤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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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에 입성을 목표로 한 대어급 기업공개(IPO) 종목들이 금융당국에 발목 잡혔다. 지난달 크래프톤에 이어 이달 16일에는 카카오페이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IPO 절차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에 공모가 및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기준을 자세히 적으라며 정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정정 요구가 공모가 수준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감원의 이같은 요구를 공모가 거품 논란과 연관지어 보고 있다. 시장에서 공모가 거품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당국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실제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은 정정신고서에서 공모가를 낮춰 제출했고, 이것이 무난하게 통과된 점을 비춰보면 금감원의 정정 요구가 사실상 공모가 인하 압박이라는 관측도 어느 정도 일리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금융당국이 명확한 근거 없이 공모가가 고평가 됐다고 판단해 개입하는 것은 시장의 자율성을 훼손한다는 이유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증시 호황으로 공모주 청약 시장이 과열된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시장 수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해져야 할 공모가가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하향 조정되는 것이 정당한지다. 증권업게에서는 금감원의 정정요구를 받으면 미래 이익 추정부분을 깐깐하게 확인하면서 위험요소나 부정적인 전망 등을 부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김없이 공모가 조정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감원이 말하는 투자자보호도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온 만큼 공모가를 설정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투자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금감원이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국내 공모주 투자자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미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IPO 열풍에도 기업의 몸값이 높게 측정됐다는 판단이 들면 단호하게 청약 불참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일부기업들은 공모 철회 신고서를 제출, 상장을 보류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공모가가 내려가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의 가치는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 누군가의 개입이 공모가 산정의 잣대가 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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