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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된 전화번호 사이 대통령 번호가…NSO 스파이웨어, 각국 고위직 번호 해킹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21 08:55
France Spyware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수집 전화번호 목록에 오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전·현직 국가정상급 인사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해킹 프로그램 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프로그램에서 전·현직 국가정상급 인사 14명의 휴대전화 번호가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가 테러범 및 중범죄자 추적을 위해 10년 전쯤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40개국 60곳가량 정보기관과 법집행 기관이 이 프로그램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WP는 지난 18일 이 프로그램이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 기업인 등 해킹에 사용됐다고 폭로했다.

WP는 이런 내용을 알아내기 위해 페가수스와 관련된 5만 개 이상의 전화번호 목록을 입수한 뒤 전 세계 다른 16개 언론사와 공동 취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WP가 이날 내놓은 후속 보도에는 전화번호 목록에 전 세계 34개국에서 600명이 넘는 정치인과 정부 관리 명단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을 담겼다.

명단에는 특히 3명의 대통령과 10명의 전·현직 총리, 1명의 국왕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중에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이라크의 바르함 살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등 3명의 이름이 있었다.

현직 총리로는 파키스탄의 임란 칸, 이집트의 무스타파 마드불리, 모로코의 사드에딘 엘 오트마니 등 3명이 포함됐다.

WP는 전직 총리 7명의 전화번호도 있었는데, 이 중 레바논, 우간다, 벨기에 총리의 경우 현직일 때 명단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국왕으로는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의 번호가 있었다.

WP는 이 중 프랑스 대통령은 모로코, 파키스탄 총리는 인도, 이라크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지배하는 그룹에 전화번호가 올라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남아공 대통령과 우간다 총리의 경우 르완다와 관련이 있어 보였다.

WP는 르완다, 모로코, 인도의 경우 정치인이나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스파이 활동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공식 성명을 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목록에 전화번호가 있다고 해서 이들이 스파이웨어의 공격 대상이라고 완전히 단정할 수는 없다.

공격을 받았는지, 또 스파이웨어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려면 이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검사를 해야 한다. WP 등 공동 취재단은 이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

국가정상급은 아니지만 공무원과 정치인 전화번호가 목록에 오른 나라는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멕시코 등 20개국이 넘었다.

WP는 NSO가 전화번호 목록이 감시 목표물 리스트라는 점에 대해 반박했다고 전했다. NSO의 톰 클레어 변호사는 "이 자료는 감시나 NSO와 무관하게 합법적이고 완전히 적절하게 사용된다"고 말했다.

NSO는 정부 관리를 포함해 일상적 사업활동을 하며 법을 준수하는 시민을 페가수스 목표물로 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NSO는 WP가 보도한 명단 중에 마크롱 대통령과 모하메드 6세 국왕의 경우 페가수스의 공격을 받은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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