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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코앞인데… 토지 보상 지지부진에 '청약 난민'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08 15:37

인천 계양·하남 교산 토지 보상 협의율 각각 60.5%, 80.1%



국토부 "3기 신도시 토지 보상 등 차질없이 추진 중"



공전협 "강제수용으로 집과 농토를 헐값에 강탈당해"



토지 보상 지연에 입주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 높아… 청약난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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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서 바라본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지구의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3기 신도시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세 토지 보상이 원만하게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는 2025년부터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토지 보상 지연이 장기화된다면 본청약과 입주도 밀려나면서 ‘청약 난민’만 생겨날 수도 있다는 우려다.

8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6곳 중 가장 빠르게 토지 보상이 진행되는 곳은 인천 계양과 하남 교산이다. 인천 계양과 하남 교산의 토지 보상 협의율은 각각 60.5%, 80.1%이다. 인천 계양은 지난 5월 지구계획이 승인됐다. 하남 교산은 지구계획 승인 마무리 단계로 공공주택 통합심의위원회를 거쳐 오는 8월 승인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나머지 3기 신도시도 지구계획 승인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남양주 왕숙은 8월,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10월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봤다.

전날 국토부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사전청약 접수를 앞두고 일부 신도시에서 토지 보상 등이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3기 신도시의 토지 보상이나 지구계획 승인 절차는 차질없이 추진 중"이라며 "과거 보금자리주택사업과 달리 지구계획 등 인허가 절차와 토지 보상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우려감을 내비친다.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는 공공택지 개발사업 방식으로 조성된다. LH 등 공공사업시행자가 사업구역 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해 아파트를 짓는다. 사업시행자는 사업구역 내 토지 현황을 조사하고, 감정평가로 정해진 보상금을 토지 소유자에게 일방적으로 통지한다. 토지 소유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사업시행자는 공익사업법에 따라 수용재결절차를 진행한다.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신청을 해서 사업구역 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한다. 이럴 경우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강제로 토지를 처분하게 되고, 보상금 문제에서도 여러 불만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신도시 연합대책위원회와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전협)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서울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해 대규모 그린벨트와 농지를 풀어 3기 신도시를 추진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LH 땅 투기 원인만 제공했다"며 "3기 신도시 주민들은 강제수용으로 집과 농토를 헐값에 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LH에 대한 해체 수준의 쇄신 △LH 직원과 공무원들의 땅 투기로 피해를 입은 원주민에 대한 추가 보상 △강제 수용 시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전액 면제 △감정평가 평가기준 확대 △원주민 생계지원대책 법률안의 조속 처리 등을 요구했다.

보상협의율이 60%대에 달한 인천 계양에서는 토지감정 재평가를 요구하는 원주민이 속출하고 있다. 수용재결을 진행해도 행정소송이 일어나거나 철거와 이주 과정에서 갈등이 이어지면 사업이 정부의 계획대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남 교산에서도 원주민 반발로 지장물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강봉 하남교산 공공주택지구 주민대책 위원장은 "3기 신도시 주민들은 인근에서 종전에 소유하던 토지의 절반도 사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 앞에 원통하고 참담하다"며 "그동안 정부와 LH는 수십 차례의 보상협의회에서 3기 신도시 주민들에게 철석같이 약속한 사항들에 대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주민들은 신도시에 재정착 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질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강조했다.

하남 교산 인근에 위치한 A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지 주인들은 양도세 떼이고 나면 주변 아파트도 살 수 없다"며 "이럴 경우 토지 보상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몇 명이 있겠냐"고 말했다.

김현준 LH 사장은 지난 1일 하남 교산을 방문해 하남교산 지장물 조사 재개를 위한 원주민 이주대책, 기업이전 대책 강화방안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토지 보상 절차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인천 계양의 경우는 수용재결이 들어갈 경우 결국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이 넘어가게 돼, 나중에 보상금 관련해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수용재결은 통상적으로 3~6개월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신 대표는 "하남 교산의 경우 토지 소유자들이 지장물 조사를 거부하면, LH와 사업시행자가 감정평가도 못해 강제적으로 손을 쓸 수 없다"며 "향후 토지 보상과 관련해 하남 교산 토지소유자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줘야, 토지 수용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의 바람대로 2025년부터 3기 신도시 입주가 가능할지가 미지수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 미리 청약을 받는 제도다.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이 진행되고, 그 이후에 입주가 시작된다. 본청약이 진행된다고 해도 토지 보상 지연으로 입주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청약 난민’만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결국 이같은 문제는 사전청약 전에 토지수용이 안된 점이다"며 "정부가 무리하게 공급 대책을 추진하는 것인데, 토지 보상이 늦어지면 사전청약자들의 입주도 미뤄지게 되고 나중에 민원이나 손해배상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son9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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