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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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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놓친 전기료 인상…갈수록 경영 부담 커지는 한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08 16:05

국제유가 고공행진…연료비 연동제 도입에도 두 차례 전기료 인상 유보



9월 4분기분 인상해도 인상 상한으로 연료비 인상분 반영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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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사장 정승일)이 저유가 시기에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하고도 정작 유가 상승기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한전이 연료상승에도 정치적 고려 등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두 차례나 연기했는데 연료비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르고 고공행진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9월 예정된 4분기 전기요금 조정 때 인상 제한 폭까지 올려도 현재로선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점차 늘어가는 부채 속에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온갖 정책사업들을 떠맡은 한전의 경영구조가 더욱 취약해지는 양상이다. 결국 업계에서 정부와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8일 기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35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비해 두배 넘게 폭등했다. 국제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도매가격 인상으로 소매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충분함에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국민생활 안정을 이유로 올해 1분기는 물론 2분기와 3분기에도 인상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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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가격 추이. (단위: 달러). 네이버


당초 올해부터는 연료비연동제 시행에 따라 직전 3개월 평균 연료비(실적 연료비)가 직전 1년 평균 연료비(기준 연료비)보다 높을 경우 그 차이만큼 전기요금이 올라가게 된다.

다만 정부는 한전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력 소매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한전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1kWh 당 3원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했다. 일종의 소비자 보호장치다. 정부는 더 나아가 일단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막지 않는 한 국제유가 인상분이 연료비에 반영돼 전기요금은 매분기 인상 제한 폭까지 올라야 한다.

 

한전, 수천억원 손실 불가피…원전 의존도 갈수록 높아져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는 결국 한전의 경영악화는 물론 원자력발전 의존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전은 전기요금 1% 변동 시 당기손익 및 자본에 1445억9400만원의 증감이 발생한다.

이같은 손익 추정 기준으로 보면 한전은 지난 2분기만 벌써 수익 3615억원을 까먹었다. 현행 연료비연동제 대로라면 2분기 2.5%의 인상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인상 유보됐기 때문이다.

3분기에도 현행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2분기와 마찬가지로 2.5% 요금인상이 있는데 인상되지 않아 단순하게 산출하더라도 전력 판매 수익에서 최소 7230억원의 손실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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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국제 연료가격 영향이 적은 원자력 발전 이용률은 매분기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현 정부 임기 내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내내 강조해 온 것과 탈원전 정책 추진이 모순된 결과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전 이용률은 77.6%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73.8%, 지난해 연평균 75.3%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원전 이용률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71.2%로 출발,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이 본격화한 2018년 65.9%로 저점을 기록한 뒤 2019년 70.6%, 지난해 75.3%, 올해 1분기 77.6%를 기록하는 등 줄곧 상승세다.

정부가 지난해 말 확정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계획기간 2020∼2035년)과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계획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을 대폭 줄이고 액화천여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을 내용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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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원자력발전 이용률 추이(단위 ; %) *2021년은 1분기 기준.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업계 "전기료 연료비 연동제 도입해놓고 정부 편의대로 운영해서야" 

 


앞으로도 연료비 연동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연료비 연동제가 정부의 편의에 따라 정치적으로 운영되면 전기요금 조정의 신뢰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전기요금과 직결된 탈원전 등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국론이 갈려 있고 전기요금과 별도 고지 방식 등을 통해 국민에 부과되는 기후환경 비용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부가 에너지전환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원칙적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에 유가를 비롯해 연료가격이 인상됐다고 하면 당연히 요금 인상을 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럴 거면 아무런 제도도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물론 정부는 정책을 수행할 때 정무적인 판단을 한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도입 취지가 무색한 거 아닌가"라며 "그때그때 사정 봐서 하면 그건 결국은 정부 편의대로 하겠다는, 전기요금을 정책수단으로 사용하는 관습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도 도입 당시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정치적인 눈치를 안보고 시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애초에 분기별 상한이 있어 인상을 해도 낮은 수준인데 유가가 2∼3배 오른 것도 아니고 경제현상에 맞게 가야 하는데 아예 유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대선이 임박한 만큼 올해는 물론 내년 1분기까지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특히 여전히 탈원전, 탈석탄 논란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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