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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효율화에 나서면서 국책은행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노사 합의 하에 파격적인 대우를 내세우며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지만, 국책은행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는데도 제약을 받고 있어 희망퇴직을 택하는 직원들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형평성을 이유로 국책은행의 희망퇴직제도를 제한하는 것은 국책은행의 경쟁력 강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신한은행 희망퇴직 접수 완료...한국씨티은행도 희망퇴직 가능성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14일까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전직원과 4급 이하 일반직, 무기계약인력 가운데 1972년 이전 출생자와 15년 이상 근속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희망퇴직 신청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한은행이 퇴직자를 대상으로 자녀학자금, 창업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부 직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소비자금융 철수를 선언한 한국씨티은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순 은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저와 경영진은 씨티그룹의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로 여러분들이 느끼실 걱정과 염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이에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소비자금융 사업이 매각될 경우 해당 사업을 인수한 회사로 옮기는 것은 자발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하거나 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사업을 이어가기로 한 기업금융 부문으로 이동을 할 수 있도록 재배치하는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의미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부담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를 염두한 발언으로 읽힌다.
한국씨티은행의 평균 근속연수는 작년 말 기준 18.2년,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1200만원으로 다른 금융사보다 높은 편이다. 만일 한국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단행할 경우 이는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씨티은행 측은 "아직 희망퇴직에 대해 별도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국내에서 순조롭게 소비자금융 철수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 국책은행, 희망퇴직제도 매력도 낮아...노사 모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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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왼쪽부터) |
이렇듯 국내 주요 금융사가 경영 환경에 맞춰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과 달리 국책은행들은 정체된 인력 구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 주요 국책은행은 최근 7년간 희망퇴직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대상 연령인 만 55~57세가 되면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그러나 희망퇴직을 택할 경우 퇴직금이 월 임금의 45% 수준에 그쳐 직원들 입장에서 매력도가 크지 않은 편이다. 국책은행의 예산 승인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가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희망퇴직 제도를 개선하는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국책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희망퇴직 제도를 개선할 경우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준정부기관 포함)도 퇴직금 상향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며 "고용 안정성이 담보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퇴직금을 올리면서까지 퇴직을 유도하는 것이 국민 정서상에 부합하는지도 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만일 국책은행이 정부의 퇴직금 지침을 어기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퇴직금을 지급할 경우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는 등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희망퇴직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기간에는 기존 업무에서 배제되고 서류 정리, 지점 내 감사 등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도 상당히 곤혹스러워 한다"며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빠른 시기에 노후를 준비하는 한편 은행이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희망퇴직 제도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의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추가적으로 지급한다고 해도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희망퇴직을 단행할 경우 기업들은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4대보험 등 직원들에게 지원하는 각종 복리후생에 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가 각 공공기관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희망퇴직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지 않는다면 조직의 활력도가 저하돼 중장기적으로 국책은행의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퇴직금은 정부의 승인을 거쳐 모두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정부의 재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직원들이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받아야 할 월급을 사전에 지급하고 희망퇴직을 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회사와 직원들 모두에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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