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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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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車 반도체 공급부족 해소하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14 10:19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

이미혜 수출입은 선임연구원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GM·폭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을 피하지 못하여 자동차 공장 가동중단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들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이처럼 부각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꼽을 수 있는 요인은 자동차 회사의 수요예측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자동차 회사들은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부품발주를 축소하였으나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 3분기부터 경기부양책, 저금리 등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했다.

둘째, 반도체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어 차량용 반도체 증산이 어려웠다.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는 5G·가전 등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가동률이 100%였으며, 단기간에 설비증설이 어려워서 생산능력 제약을 받았다.

셋째, 올해초 발생한 자연재해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기업의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었다. 2월에는 일본 지진으로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기업 르네사스의 공장 가동 중단, 미국 텍사스 한파에 따른 전력공급 중단으로 NXP·인피니온·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가동 중단 등이 발생하였다.

차량용 반도체중 특히 공급난이 심각한 반도체는 전장시스템 전반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이며, 대만 TSMC가 약 70%를 위탁생산한다. TSMC는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미국·독일·일본 정부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청을 받았으며, 생산 우선 순위 조정 등을 통해 증산된 물량을 6월말에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과 미국 텍사스의 반도체 공장 가동도 2분기부터 정상화되어 3분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은 올 3분기 이후 완화되나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주요 차량용 반도체 사업자는 유럽·미국·일본기업이며, 우리나라의 차량용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하다.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국내 팹리스는 극소수 중소기업으로 핵심 반도체(파워트레인 등)보다는 인포테인먼트, 통신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여 선두 기업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파운드리는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 생산 공정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이며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도 낮다.

자동차 기업은 자동차 부품 조달 전략 변화와 반도체기업과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자동차기업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동차 주문량 수준으로 부품 재고를 보유하는 ‘적시생산방식(Just in Time)’을 채택하고 있으나 재고 구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부품 공급망 다변화와 유연생산 시스템 구축을 통해 부품 재고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자동차의 전장화로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해외 자동차 부품사, 완성차 기업이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도요타는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 덴소와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며,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는 신규 반도체 공장에 10억 유로를 투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IT기기용 반도체 대비 시장 규모가 작고 구식 기술로 생산하여 수익성도 낮아 파운드리의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 자동차기업의 차량용 반도체 장기 구매 계약, 파운드리 등의 지분투자 등을 통해 반도체 기업의 투자 위험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380억 달러에서 2026년에는 676억 달러로 연평균 10% 성장할 전망이며, 수요처도 자동차 뿐만 아니라 드론, 자율주행선박, 로봇 등으로 확장 가능한 미래 성장 산업이다.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미래 성장 산업 육성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산업 육성에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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