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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 위치한 풍력발전기. 오세영 기자 |
우리 정부가 해상풍력 5대 강국 도약 비전과 함께 대대적인 풍력발전 사업에 나서자 세계 풍력발전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들 기업이 잇따라 국내 주요 업체들과 손잡고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아직 부족한 기술을 보완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따른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들 기업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는 국내 시장 참여에 눈독을 들이면서 나타난 결과로 업계에선 풀이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풍력업체인 오스테드와 베스타스 등 덴마크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우리나라 풍력발전 단지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오스테드의 경우 매즈 니퍼 회장, 마틴 뉴버트 부사장, 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아시아태평양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이 대거 지난달 말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기후 정상회의 ‘P4G 서울정상회의’에 맞춰 우리나라를 찾아 포스코와 국내 해상풍력 및 그린수소 사업 포괄적 협력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오스테드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그린수소 생산 시설을 우리나라에 구축한다. 포스코는 오스테드의 영국 해상풍력발전 ‘Hornsea(혼시) 1·2 프로젝트’에 10만t 이상 강재를 공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풍력발전에 필요한 철강재를 공급한다.
이미 오스테드는 오는 2026년 이후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인 1.6GW 규모의 인천 해상풍력사업에 사업비 8조원을 투자했다. 인천 해상풍력사업에서도 포스코가 파트너사로써 철강재 공급에 나선다.
□ 덴마크 주요 풍력 발전 기업 개요
사명 | 오스테드 | 베스타스 | |
분야 | 해상풍력 및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 증기가스 및 유압 터빈 및 터빈 발전기 세트 장치 | |
CEO | 매즈 니퍼(Mads Nipper) | 헨릭 앤더슨(Henrik Andersen) | |
설립 | 2006년 | 1898년 | |
매출 (2019년 기준) | 약 12조8000억원 | 약 16조4000억원 |
정승일 신임 한국전력 사장도 지난 1일 취임사에서 과감한 에너지전환을 언급하면서 오스테드 회장의 ‘속도전’ 발언을 인용했다.
정 사장은 "P4G 정상회의에서 매즈 니퍼 덴마크 오스테드사 사장(회장)의 속도전 이야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오스테드는 애초 2040년까지 에너지생산의 85%를 재생에너지로 구성하고 해상풍력 단가를 100유로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두 번째 목표는 이미 달성했고 2025년이면 100% 재생에너지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야 할 목표는 멀고 경쟁은 치열하다. 우리가 좀 더 빨라지고 기민해져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정승일 사장의 발언으로 미루어 보면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직접 진출의 숙원이 풀릴 경우 협업 파트너로 오스테드를 검토해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한전 관계자는 "속도전에 대해 인용했을 뿐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한전과 오스테드가 협업하거나 그럴 계획은 아직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풍력터빈 제작사인 베스타스사는 한국남동발전, 국내 풍력 타워 제작회사인 씨에스윈드와 함께 국내에 해상풍력 제조시설을 설치하기로 손 잡았다. 이를 통해 국내 풍력산업을 활성화시키고 해상풍력 주요 기자재 국내 공급망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앞서 베스타스는 씨에스윈드에 미국 내 풍력타워 공장을 보유한 베스타스타워아메리카 지분 100%를 1665억원(약 1억5000만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베스타스타워아메리카는 베스타스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운영하는 타워 생산 법인이다. 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 위치한 풍력타워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베스타스가 터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타워를 푸에블로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공급을 받아야 하는데 씨에스윈드가 공장을 인수하면서 공급망을 대거 확보한 셈이다.
가구업체로 알려진 이케아도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풍력발전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후벤시오 마에스추 이케아 부회장이 P4G 정상회의에 참여해 자사의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세일즈했다.
우리나라 풍력발전 산업이 커질 계획에 따라 세계적인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도 잇따를 전망이다. 정부는 특히 해상풍력에 중점을 두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북해 인근에 위치한 덴마크나 독일 등 국가들이 해상풍력 업력이나 기술이 선진적"이라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이 풍력산업에 진출하려고 하다 보니 선진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 규모를 구축해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단지 조성에 약 66조원, 조성 후 20년간 단지 운영에 약 46조원 투입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2.4GW) △신안 해상풍력(8.2GW) △울산(1.4GW)과 동남권(4.6GW) 부유식 해상풍력 △제주 한림 해상풍력(0.6GW) △인천(0.6GW) 등이다. 이 가운데 8.2GW 규모로 지어질 예정인 전남 신안 해상풍력단지는 올해 하반기 0.2GW 규모부터 우선 착공된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관계가 계속되도록 덴마크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 만큼 덴마트 기업들의 국내 풍력시장 진출은 이어질 전망이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