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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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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의 공개저격..."넷플릭스 넘겠다는데 IPTV사가 발목 잡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31 15:09

CJ ENM,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5년간 5조원 투자



강호성 대표 "수신료 문제는 시급한 현안…유통 구조도 글로벌 스탠다드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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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성 CJ ENM 대표가 31일 서울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열린 ‘CJ ENM 비전 스트림’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CJ ENM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룡’ 넷플릭스를 뛰어넘는 수준의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강호성 CJ ENM 대표가 국내 콘텐츠 시장 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며 IPTV(인터넷TV) 사업자들을 공개 저격했다. CP(콘텐츠공급사)와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빚고 있는 ‘수신료’ 갈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 강호성 대표 "K-콘텐츠 글로벌 저력 발휘하려면 유통 구조도 선진화 돼야"

강 대표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CJ ENM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우리의 인프라나 유통 및 수익구조가 선진화되었기 때문이 아니고 우리 콘텐츠가 우수했기 때문"이라며 "K-콘텐츠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려면 콘텐츠 수급에 따른 수익 배분 구조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IPTV 운영사들이 "대형 콘텐츠 사업자가 자사 콘텐츠 공급 중단을 볼모로 과도한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실상 CJ ENM을 겨냥한 성명을 낸 것에 대해 응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CJ ENM은 지난해에도 유료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며 자사 채널 송출 중단까지 경고한 적이 있다.

강 대표는 또 ‘선공급 후계약’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021년 콘텐츠를 우리가 제작해서 플랫폼사에 공급하면 그해에 방영돼 그해에 금액이 결정된다"며 "이렇게 되면 콘텐츠 제작자들은 얼마나 투자해야 할지 감없이 리스크를 다 떠안고 제작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K콘텐츠인데 수익이 어느 정도 날지 예상을 못 한다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미국은 수신료로 어느 정도 예측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지만 우리 시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IPTV사가 인색하다"며 "수신료보다 협찬 수입에 의존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환경은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신료 인상이 통신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생기지 않겠느냐 우려하시는데 결국은 조정의 문제다. 어느 산업을 죽이고 어느 산업은 살리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CJ ENM, 콘텐츠 제작에 年 1조씩 쓴다…넷플릭스보다 2배 ‘더’

이날 CJ ENM은 향후 5년간 5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연평균 1조원 규모로, 올해에는 8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앞서 K-콘텐츠 제작에 올해에만 5500억원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한 넷플릭스의 투자액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강 대표는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양방향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의 취향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콘텐츠 제작 형태를 다변화하여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완결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웰메이드 IP(지식재산권) 양산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함과 동시에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프랜차이즈 IP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내며, 드라마, 영화, 웹툰, 공연간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CJ ENM은 2016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전문적인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 시대를 열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예능·영화·디지털·애니메이션 등에서도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 구조를 갖춰간다는 구상이다. 강 대표는 CJ ENM이 자사 OTT ‘티빙’을 키우기 위해 타 OTT에 배타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자체제작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윈도우’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다만 티빙의 성장에 따라 콘텐츠 수급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10월 JTBC의 합작으로 출범한 티빙은 2023년까지 약 10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8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티빙은 출범 후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63% 증가하는 등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다"며 "유료가입자 중 20대와 30대가 여전히 강세이긴 하지만 40대 역시 꾸준히 늘고 있고, 50대와 60대 유료가입자도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문화산업의 글로벌화는 정서적인 문제이고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CJ ENM은 오래 전부터 ‘글로벌’을 비전으로 삼아 네트워크 및 제작기지를 만들어온 만큼 이제는 이를 통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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