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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산다"...벼랑끝 외자계車3사 생존 해법 3가지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05 11:22

본사에 목소리 내기 위해 정돈 필요···구조조정·노사 협업 등 필수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본사와 협력관계 구축



전기차 전환 위기 아닌 기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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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서비스센터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벼랑끝 위기.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외국 자본 기반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상황이다. 외자계 자동차 3사가 현재 처한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 화합 △본사와 협력 △전기차 전환 등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가지 해법 모두 노조와의 관계를 개선한 뒤에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외자계 3사가 위기를 겪는 가장 큰 원인으로 ‘경쟁력 부족’을 꼽는다. 국내 시장을 선점한 현대자동차·기아가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들은 상품성이 부족한데다 선택지도 많이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고착화한 ‘저효율 고비용’ 구조도 문제다. 내수 판매량이 많지 않으면 수출 물량을 늘리면 되지만 한국 공장에 글로벌 본사가 물량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임금이 비싸고 효율은 낮다는 이유에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너럴모터스(GM), 르노 등 글로벌 본사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차량을 국내외에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데 국내 기업 노사는 협업 대신 대립을 하고 있어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외자계 3사가 활로를 찾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노사 협업’을 꼽았다. 그는 "노조가 공장을 멈춰 세우고 비용 상승을 주장하는 데 경쟁력 있는 신차 물량을 주거나 전기차 생산 기회를 줄 본사는 절대 없다"며 "일정 수준 구조조정과 노사 문화 재정립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완성차 기업에 강성 성향 노조 문화가 자리 잡은 데는 공장의 형태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자동차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 형태로 돌아가는데, 수많은 작업자 중 한 명만 없어도 완성품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서 그렇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기득권 세력’으로 발전한 것도 핵심 포인트다. 협력사와의 상생 등 대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문화가 수십년간 지속된 것이다.

실제 한국지엠 노조는 회사가 7년 연속 적자를 내고 아예 군산공장 문을 닫아버리는 결정을 내려도 수천만원대 성과급과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전 노조위원장은 해외 공장을 둘러보고 온 뒤 "(우리나라 노조가) 변하지 않으면 퇴출 뿐"이라는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노사 문제를 극복하고 난 뒤에는 본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경쟁력 있는 신차를 들여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GM과 르노는 각각 북미와 유럽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발산하며 자리를 잡은 업체들이다. 국내 시장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이 병행된다면 충분히 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르노삼성이 QM3를 들여오며 대박을 냈던 일화나 한국지엠이 말리부 디젤을 출시해 디젤 세단 열풍을 주도했던 일 등의 사례가 있다.

전기차 시대 국내 공장의 역할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을 통해 전기차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르노 역시 ‘조에’ 등 베스트셀링카를 앞세워 유럽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자사의 첫 순수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본사 또는 새로운 투자자와 대화를 통해 국내 공장을 글로벌 전기차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외자계 3사가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공장 효율성 향상이 필수 조건"이라며 "국내에 ‘K배터리’ 기업이 있다는 점이나 부품업체들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은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외자계 3사가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하려면 어찌됐건 노조와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임단협 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거나 파업 결의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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