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유저장시설(사진=로이터/연합) |
연일 폭증하고 있는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
1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40만 1993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특정 국가의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16일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9천121명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후 두 달 반 동안 44배가 넘을 정도로 엄청나게 불어난 셈이다. 쓰나미가 순식간에 해변을 덮치듯 코로나 사망자도 연일 3000명 이상씩 쏟아지고 있다. 이날도 신규 사망자 수는 3523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병원과 화장장 관계자 등을 인용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망자 수가 몇 배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최근 에너지 정보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는 인도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이달부터 하루 140만 배럴 어치의 원유가 초과로 남아돌 것이라고 예측했다.
13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세계에서 원유수입을 3번째로 많이 하는 나라이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봉쇄령, 야간통행 금지령 등을 내리면서 유동 인구와 경제활동을 둔화시켰다.
이로 인해 원유 소비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데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의 경유, 휘발유 수요는 전월대비 최대 20%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야간통행 금지령과 지역별 봉쇄령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원유수요는 앞으로 몇 주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리스타드 에너지는 단기적 글로벌 원유수요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 인도 코로나19 대위기로 4월과 5월 원유수요는 각각 57만 5000배럴, 91만 5000배럴로 감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세계 원유시장의 수요공급 균형이 거의 이뤄졌지만 코로나19 위기로 과잉공급이 발생해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이어 "4월달과 5월 세계 원유시장에 초과로 공급되는 양은 각각 하루 90만 배럴, 140만 배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하자 국제유가도 고꾸라지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43달러(2.2%) 하락한 배럴당 63.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안다의 소피 그리피스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라며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의 코로나19 위기는 계속 고조되고 있고,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인도발 원유수요 위축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감산완화 시기와 맞물린다.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최근 회의에서 이달부터 석 달간 순차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지난 정례 회의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OPEC+는 앞서 지난달 1일 회의에서 5월부터 3개월에 걸쳐 기존에 합의한 감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산유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OPEC+는 5월 35만 배럴, 6월 35만 배럴, 7월 44만 1000 배럴씩 산유량을 늘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별도로 5월 25만 배럴, 6월 35만 배럴, 7월 40만 배럴씩 각각 증산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5월부터 7월에 걸친 OPEC+의 하루 증산 규모는 218만 1000배럴이다.
이처럼 인도발 수요감소와 OPEC+ 산유국 증산으로 유가가 앞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가 향후 6개월 내 크게 뛸 것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여름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가 될 것이다"며 "원유 공급보다 수요의 변화의 폭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백신 보급으로 여행 등이 회복되면서 원유수요가 앞으로 6개월에 걸쳐 하루 520만 배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