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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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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쏠금융] 보험 기피하는 2030…“인식 개선 없인 내리막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30 17:52

매해 '보유계약증가율' 감소 추세

다가올 인구절벽 상황, 보험업계에 위기

보험업계 "보험 없는 주식은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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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최근 개인자산설계에서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거나 배제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보험에 대한 선호가 매우 낮아 장기적으로 보험업계에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에서는 젊은 층의 보험 기피 경향이 업계뿐 아니라 개인의 자산설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생보업계의 ‘보유계약증가율’이 지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5.5%에 달했던 지표가 해를 거듭함에 따라 4.4%, 2.8%, 0.7%로 낮아지다가 2018년부터는 연달아 -0.1%, -1.0%, -0.1% 수준까지 감소해 보유계약 건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보유계약증가율은 생보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계약 수의 증감률을 나타낸다. 보험의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기나 중도해지 등으로 기존 계약이 소멸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다. 보험사는 이를 상회하는 신규계약을 계속 체결해 보유계약증가율을 높임으로써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보유계약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생보업계에서는 침체의 늪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표에 드러난 수치 이상으로 업계의 불황이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국은 ‘베이비붐’ 세대라 불리는 인구 피크 세대가 사회에 가장 활발하게 진출해 있는 시기다. 즉 보험업계의 신규계약 체결 대상자가 가장 많은 시기라 볼 수 있다. 환경적으로 유리한 여건에도 업계의 성적이 현상 유지에 그치고 있는 것은 사실상 위기에 빠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향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절벽 시대’를 맞게 될 경우, 현재의 부진한 추세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주식에 빠져있다는 직장인 정모(32) 씨는 "현재 우리 세대는 보험에 관심이 거의 없다. 노후대비나 리스크대비 같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당장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주식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인식"이라며 "앞으로도 젊은 세대가 보험에 관심을 가질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젊은 세대의 ‘보험 외면 현상’이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투자수단과 비교할 때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매력의 차이뿐 아니라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자체가 더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을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여기는 것과 달리 일반 사람들은 보험을 일종의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 가능하면 보험에 들어가는 지출을 최소화하려 한다. 변액보험 등 주식과 연계해 변동성 있는 수익을 보장하는 보험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이런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부터 보험 관련 사기 등 피해사례가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된 탓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수단의 하나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다.

보험업계 한 설계사는 "우리나라만큼 보험에 대한 인식이 나쁜 나라가 없다. 이 부분은 보험설계사들의 잘못된 영업 탓도 일정 부분 있다고 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보험업계 자체적인 노력일 것이다"고 말했다.

자산설계에서 보험을 배제하는 것은 개인의 측면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보험은 전체 자산 10분의 1 정도의 투자만으로 인생에서 닥칠 각종 위험을 배제할 수 있는 토대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위험들은 개인의 인생을 뿌리째 흔들 정도로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실제 위험이 닥치고 나면 주식이나 채권 등으로 버는 수익이 모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아무리 다른 투자수단이 매력적으로 보여도 실손보험 등 필수보험에는 꼭 가입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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