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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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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저축은행에 꽂힌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2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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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최근 들어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증시 열풍 등으로 대출 산업이 최근 호황인데다, 배당금까지 챙길 수 있는 만큼 증권사와 저축은행의 만남은 수익 다각화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최근 엠에스상호저축은행 지분 93.57%를 390억4700만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6.72%에 해당한다.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은 상장사인 조일알미늄의 계열사로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둔 저축은행이다.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억6034만원, 자본금은 461억6313만원이다.

KTB투자증권도 지난 14일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30%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KTB투자증권은 유진에스비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단일 주주다. KTB투자증권 지분 취득은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자산 7위, 순이익 5위다.

KTB투자증권의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인수 최종 매매대금은 실사 결과와 매매 대금 협의 과정에서 정산되는 금액을 반영해 최종 확정된다.

VI금융투자도 JT저축은행과 JT캐피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금융기업 J트러스트는 지난 5일 앞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브이아이금융투자와 JT저축은행, JT캐피탈 주식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했다. 지난달 말 계약이 해지된 지 일주일 만에 JT캐피탈을 묶어 새로운 MOU를 맺은 셈이다. VI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 관련 MOU를 체결했지만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지 못해 딜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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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지난 2016년 키움증권의 TS저축은행 인수 후 5년만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최근 들어 저축은행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으로는 수익 다각화가 꼽힌다. 증권업이 대형 증권사들에 유리한 구조로 재편된 만큼 SK증권, KTB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다방면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경영 화두가 됐다. 최근 증권업계가 증시 호황으로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브로커리지 이익이 언제까지 급증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SK증권은 저축은행업 진출을 통해 수익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KTB투자증권은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증권 중심으로 편재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소매금융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KTB투자증권은 이번 저축은행 인수로 기존 사업영역에 소매금융부문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 기대감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증권사 입장에선 저축은행 인수로 스탁론을 연계하면 여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탁론은 고객명의의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 매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증권사 자체 신용공여의 경우 합계액이 자기자본 100%를 넘어설 수 없는데, 자기자본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선 스탁론이 보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축은행의 사업 환경도 최근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4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275억원)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에 평균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대손충당금전입액이 늘어났지만 대출 수요가 늘어난 덕을 톡톡히 봤다. 증시 활황과 부동산 규제 등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옥죄기가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대출이 수월한 저축은행으로 수요가 몰린 셈이다.

저축은행 인수시 배당금 수익도 쏠쏠하게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일례로 유진저축은행은 최근 3년 평균 배당금이 약 89억원이다. KTB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배당금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증권사들의 저축은행 인수로 탄탄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축은행업계가 그간 침체돼 온 기간이 다소 길고, 경쟁도 치열한 만큼 중장기적 전망은 현재 상황에서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공여와 은행 대출 수요가 급증한데다, 올해 조단위의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남아있는 만큼 증권사와 저축은행 간 시너지 효과는 클 것"이라면서도 "저축은행 사업 중 대출은 일부며, 예대마진을 얻기 위한 업계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자산관리, 펀드판매 등이 주를 이루는 증권업과는 맞물리는 사업이 적은 만큼 협업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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