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12일(수)

공시가격 논란 전방위 확산… 서울·제주 이어 부산·대구도 반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13 13:34   수정 2021.04.13 13:34:13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인상
세금 부담으로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하향 요구’ 전국 확산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9.08% 인상
서울은 19.91% 상승…세종시 무려 70.68% 앙등

국무회의 참석한 오세훈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와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와 공시가격 산정 기준을 놓고 공방전을 펼친 이후 서울시장에 취임한 오세훈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대적인 재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라 세금 부담이 커지자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하향 요구’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13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안을 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9.08% 상승했다. 서울은 19.91%이며, 세종의 경우 무려 70.68% 급등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비롯해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산정 등 60개 분야의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된다.

현재 서울시와 제주도에 이어 부산시와 대구시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 등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해 "부동산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공동주택 가격 결정과정에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오세훈 시장은 원희룡 도지사와 공시가격 검증과 부동산정책 바로잡기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부동산 공시가격이 너무 급격히 올랐다"며 "서울시 자체 조사를 통해 기준점 설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가를 조정할 권한은 서울시가 아닌 정부에 있지만, 재조사를 통해 정부에 공시가 동결의 근거를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오세훈 시장과 통화했다"며 "공시가격 검증과 부동산 정책 바로잡기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아울러 각 당에도 ‘공시가격 검증위원회’ 구성을 제안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형준 시장과 권영진 시장도 공시가격 재조사 요구에 나섰다. 박 시장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시민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련 부서에 긴급 지시했다.

부산시는 공시가격이 오른 수영구, 해운대구, 동래구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오류나 착오 사례를 수집하고 문제가 있으면 국토교통부에 재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올해 부산 전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67%이다. 하지만 해운대·수영·동래구 등에는 30∼70% 오른 아파트도 속출해 공시지가 재산정을 요구하는 동의서를 받는 입주자대표회의도 나왔다.

이어 권 시장은 "공시가격이 올라가면 세금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등의 부담도 증가한다"면서 "공시가격의 급격한 현실화와 관련해 공시가격 재조사 및 중앙정부 건의 등을 통해 시민들의 부담을 완화할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대구 전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3.41%이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70% 이상 폭등한 아파트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시 등 지자체장이 요구하는 공시가 재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정부는 현재 70% 안팎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9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자체장이 지방세인 재산세를 조정하거나 공시가격 산정의 오류를 찾아내 정부에 건의는 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권을 가진 정부는 "(산정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힘들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자체도 전문성과 조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시가 산정 기준에 맞게 오류를 점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지자체마다 형평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이 급등하는 현시점에선 지자체가 해당 지역의 현황과 적정선을 잘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국 지자체들에 동시에 이양하는 것이 아니라 몇몇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시가격 급등 원인은 ‘현실화율’보다는 ‘집값폭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집값 상승폭을 잠재울려는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 내 타 부처와 여당 일각에서도 제기된 속도조절론이 공시가격 로드맵의 수정·보완을 이끌어낼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son9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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