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사진=각사)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시중은행들의 상반기 신입 직원 채용 문이 좁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만 상반기 채용을 진행했고, 나머지 은행들은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 계획을 잡지 못했다.
대신 은행들은 디지털, 리스크 관리 등 전문 분야에서 인재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중 올해 상반기 신입 직원 채용을 실시한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지난 2월 신입 직원 채용을 시작한 후 지난 2일 면접 전형까지 마무리하고 최종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최종합격자 발표 예정일은 오는 21일로, 약 34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을 제외하고는 상반기 신입 직원 채용에 나선 곳은 아직 없다. 은행권은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한동안 신입 직원 채용을 확대하는 등 했으나 영업점 폐쇄 등으로 필요 인력이 꾸준히 줄고 있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신입 직원 채용 문을 다시 좁히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보통 하반기에 신입 공개 채용을 실시하는 만큼 올해도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아직 상반기 신입 직원 채용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
은행들은 대신 디지털, 준법감시 등의 전문 분야에서 경력직 수시 채용을 진행하면서 필요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 자본시장 신기술 도입(IT) 전문직무직원, 자본시장시스템 개발 및 운영 전문직무직원, 해외송금 관련 준법감시 전문직무직원, 인공지능(AI) 자연어처리 전문직무직원 등의 채용공고를 내고 관련 분야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기술, 신기술 관련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또한 디지털사업부 전문직, AI사업부 전문직, 리스크관리그룹 전문직 등 전문 분야 인력에 대한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거 채용비리 피해자에 대한 구제방안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신입행원 20명을 특별 수시 채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 채용과 ICT 특성화고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경력직뿐 아니라 특성화고 출신 등의 채용을 실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2019년 은행권 처음으로 디지털·ICT 수시 채용을 신설하고, 코딩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직무 특화 채용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취업 기회는 점점 줄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매년 통폐합을 실시하며 영업점 수를 줄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실제 필요로 하는 은행 인력 또한 감소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영업점 수는 6406개로, 1년 전(6709개)에 비해 303개가 줄었다. 반면 디지털 전환(DT), 자산관리(WM), 리스크관리 등에 대한 전문 인력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 분야의 인력을 상시 채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칭)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금융 핀테크 기업에서도 대규모 채용을 실시하는데, 디지털 등 전문 경력직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신입 직원의 입사 기회는 많지 않다.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있는 은행들도 채용 규모를 확대할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이 필요로 하는 전문 분야의 경우 신입 직원보다는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인력을 선호하고 있다"며 "앞으로 은행 신입 직원들의 채용 규모를 확대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