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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무리수 아닌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30 16:41

부동산부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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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3기 신도시, 사전청약해도 될까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부랴부랴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며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LH사태로 말들이 많은 상황에서 또 하나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없는지 돌아봐야 하는 것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예비청약자들이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7월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가 나오자마자 3기 신도시를 홍보하는 정부 홈페이지에 16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현재 ‘청약일정 알림 서비스’에는 37만명에 달하는 예비청약자들이 등록을 마쳤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자격은 기본적으로 무주택 세대 구성원, 입주자 저축가입, 해당 지역거주 요건을 갖춰야 한다.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하며 전체 물량의 상당수가 특별공급이기 때문에 수도권 무주택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을 실현해 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LH사태로 3기 신도시는 기회의 장이 아닌 투기의 장으로 변질됐다. 여기서 예비청약자들이 ‘청약 난민’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무사히 진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사전청약을 넣는다고 해보자. 문제는 사전청약 당첨 이후의 상황이다. 현재 3기 신도시 철회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원주민들의 반발로 토지 보상 진행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입주 때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전·월세를 전전해야 한다. 현재 토지 보상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당첨자들은 당첨권에 발목이 잡힌 채 언제일지 알 수 없는 본청약을 기다리고, 또다시 입주를 기다리며 자칫 희망 고문을 겪을 수 있다. 이는 당첨자 입장에선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현재 3기 신도시 지역의 전셋값은 예비청약자들이 몰리며 급등한 상태다.

이같은 우려는 과거 정부의 사례만 봐도 납득이 간다. 2009년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제 때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민 반발로 토지 보상이 지연되면서 본청약이 계획보다 5년 늦어졌다. 하남 감일지구는 사전청약 당첨에서 입주까지 10년이나 걸렸다.

여기서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용두사미’라는 말이 떠오른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핵심은 투기와의 전쟁이었다. 시장 내 투기 세력을 잠재우고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겠다고 외쳤다. LH 사태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정부는 공급 대책 강행만 서두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전청약만을 기다려왔던 예비청약자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은 원안대로 강행하면서 투기 근절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씻어내야 할 때이다.
son9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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