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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금융CEO 포럼] 이형주 카뱅 CBO "카뱅의 KPI는 수익이 아닌 고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22 16:42

"자산, 이익보다는 고객 유입수로 서비스 판단"



"모바일 채널만 있다는 점은 약점이자 강점"



올해 개인사업자 대상 상품, 중신용대출 상품 출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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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에너지경제신문 주최로 온라인을 통해 열린 ‘2021 금융CEO포럼-빅테크의 금융진출과 K-금융의 미래’에서 이형주 카카오뱅크 CBO(최고비즈니스책임자)가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카카오뱅크가 성공할 수 있던 가장 큰 비결은 기업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이형주 카카오뱅크 CBO(최고비즈니스 책임자)는 22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1 금융CEO 포럼에서 카카오뱅크 성공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기존 은행이 자산, 이익 등을 핵심성과지표(KPI)로 삼고 있는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앱을 이용하는 고객 수, 이용 건 수 등 트래픽을 KPI처럼 여기고 서비스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혁신을 권장하는 ICT 특유의 기업문화가 기존 금융권 출신인 이 CBO에게도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했다.


 

이익보다는 고객 유입 고민
‘절박함’이 만든 카뱅 

 


이 CBO는 "카카오뱅크에서 ‘올해 이만큼의 돈을 벌어야 해’, ‘이만큼의 자산과 수신을 해야 해’ 하는 등의 논의는 아직까지 해본 적이 없다"며 "기업이기 때문에 아예 이익을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아직까지 카카오뱅크의 판단기준에 이익과 규모 등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런 모습이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제 2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현재 월간 사용자 수는 약 1400만명 정도로, 총자산 27조원의 탄탄한 인터넷은행으로 성장했다.

이 CBO는 또 카카오뱅크가 가진 고객 접점이 모바일 채널밖에 없다는 점에 더욱 절박함이 생겼고,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는 카카오뱅크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굉장히 성숙된 은행산업의 후발주자로 진입해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며 "기존 은행과 다르게 모바일상에서만 서비스를 시작해야 했는데, 모바일은 고객이 선택하거나 이탈하기 쉽다. 지금의 1400만명 고객이 카카오뱅크가 잘못하면 앱을 지우고 떠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혁신이 곧 생존이었고, 그러다보니 조금 더 절박하게 고객 중심으로 생각했던 것이 지금의 위치를 만들지 않았나 여기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CBO는 새로운 은행 상품을 개발할 때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차별성을 가장 고민한다고 했다. 그는 "은행산업이 굉장히 오래된, 발전된 산업이라 유사한 상품과 서비스는 기존에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가) 후발주자로 나와서 선택을 받으려면, 좀 더 편리하거나, 값이 싸거나 등 선택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를 고민할 때는 과연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이같은 고민의 결과물이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모임통장, 청소년 대상 미니(mini) 통장 등이다. 기존 은행권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상품들로, 카카오뱅크의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오프라인 지점을 만들 수 없고 모바일 앱밖에 없다는 건 약점이자 강점이라 생각한다"며 "은행 전략을 고민할 때 모바일 중심으로만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다른 은행에 비해 좀 더 모바일 고객에게 어울리는 완결성 있는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 CBO는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서비스를 혁신하고 싶어하는 구성원들이 모인 집단이며, 카카오뱅크가 가진 IT기술력 덕분에 카카오뱅크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대상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 추구
"NO.1 은행 목표" 

 


이 CBO는 카카오뱅크이 향후 방향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들었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어느 정도 인터넷은행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제 더 많은 것들을 해야 하는 시기라 고민이 많다"며 "아직 신생은행인 데다, 굉장히 제한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사업영역만 제공하고 있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주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카카오뱅크에는 아직 많은 분들이 필요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오토론, 예금담보대출이 없고, 개인사업자나 외국인, 법인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없다"며 "예·적금 이상의 다양한 투자상품과, 금융상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통장, 대출, 기타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CBO는 "먼 미래에 대한 꿈은 현재 NO.1 인터넷은행에서 NO.1 리테일 은행, NO.1 은행이 되는 것"이라며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결국 그런 은행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금융이 필요한 순간에 카카오뱅크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나씩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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