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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가 상승세 꺾여…직전 거래대비 하락건수 40% 육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21 21:33
서울 아파트값 서서히 안정세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본 아파트.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의 2·4 주택 공급대책에 따른 공급 확대 기대감에 매수심리가 꺾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까지 가시화하면서 매수 우위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2·4 공급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 가운데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 건수는 지난 1월 18.0%(전체 2441건 중 493건)에 불과했지만 2월 24.9%(1669건 중 415건)로 늘어났다. 이달 17일까지 기준으로는 38.8%(281건 중 109건)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가격이 내린 단지는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서 확인된다.

재건축 대표 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2일 23억2000만원에 계약서를 써 직전 거래인 지난달 24일 24억5000만원 보다 1억3000만원 낮은 값에 거래됐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1㎡도 지난 6일 31억5000만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인 지난달 3일 35억원보다 10%(3억5000만원) 내렸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5차e편한세상 158.2㎡은 지난 3일 18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인 지난 1월 20일 20억원보다 1억7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오갔다.

강남권 다음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나 중저가 단지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에서도 직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용산구 문배동 용산KCC웰츠타워 84㎡는 지난 8일 10억6000만원에 매매돼 가격 상승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12억2500만원)보다 1억6500만원 내렸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114.6㎡는 지난 2일 1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21일 14억7000만원보다 4000만원 낮은 가격에 팔렸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차 45.9㎡는 지난 12일 5억5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인 지난 1월 27일 6억2000만원보다 7000만원 저렴하게 거래됐다.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 84.8㎡는 지난달 15일 7억6700만원에서 이달 6일 7억3000만원으로 내렸다. 구로구 오류동 경남아너스빌 84.9㎡는 지난달 4일 7억7200만원에 신고가 거래 뒤 한 달여 만인 이달 2일 7억4700만원에 팔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의 아파트값은 2·4 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 0.10%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6주 연속(0.09%→0.08%→0.08%→0.07%→0.07%→0.06%) 상승 폭이 둔화했다.

그 동안 치솟기만 하던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도 이달 들어 진정되는 분위기다.

KB 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는 이달 1주 96.2로 올해 들어 처음 100 아래로 떨어진 뒤 2주 90.3, 3주 82.4로 3주 연속 100 미만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기면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매매 시장에서 매물이 점차 쌓여가고 있어 그 동안 매도 우위였던 분위기가 매수 우위로 점차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6219건으로 한 달 전인 2월 21일과 비교해 14.3% 늘었다.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도봉구(24.4%)지역이다. 이어 △동대문구(22.7%) △노원구(22.1%) △서대문구(21.8%) △은평구(19.4%) △관악구(18.3%)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락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 동안 가격 급등으로 인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고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도를 고민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미국의 국채금리가 반등하고 국내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분위기도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층에 상당한 부담이 돼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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