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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3년 만에 흑자 내고도 4년만에 임원 보수 깎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3 17:50

한전, 오는 25일 주주총회 개최 '2021년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의결 예정



지난해 4조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올해 보수한도 낮추기로…코로나 고통 분담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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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사장 김종갑)이 지난해 4조원 넘는 규모로 3년만에 흑자를 기록하고도 올해 상임이사 보수한도를 낮추기로 했다.

한전은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런 내용으로 ‘2021년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3일 "(상임이사 등 임원 보수를) 적자라고 반드시 내리고 흑자라고 반드시 올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올해는 (상임이사) 보수한도를 전년보다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축소 폭은 주주총회 전이라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전의 올해 상임이사 보수가 공식 깎일 경우 이는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한전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2년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보수한도를 늘려온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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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상임임원의 평균보수는 2016년 2억1829만1000원을 찍은 후 2017년 1억9985만7000원으로 떨어졌다가 이후 2018년, 2019년, 2020년까지 계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김종갑 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한 지속가능경영·재무구조 개선 등 비상경영 기조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전국민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고통분담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전이 적자임에도 사장 등 임원급여 인상, 성과급 지급, 연료비연동제 도입은 하면서 인건비 절감 등 자구노력은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정부 '임금체계 혁신' 방침도 한몫 

 


아울러 정부가 ‘코로나 무풍지대’에 있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임금체계를 혁신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의결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임금 일부 반납 및 기부 등 코로나19 대응 노력과 성과 가점(3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코로나 고통을 분담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며,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는 공공기관은 경영평가에서 가산점을 받게 된다. 특히 코로나 고통 분담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임금 일부 반납 및 기부’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직무 중심의 합리적 보수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성과 평가(비계량 2점)’도 반영했다. 원활한 노사 합의로 기본급·수당 등에 직무급을 폭넓게 도입한 공공기관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 가산점과 직무급 지표를 주요하게 경영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정부는 공공기관에 임금 일부를 반납해 코로나19 고통을 분담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등 전체 공공기관의 모든 임원의 성과급을 10% 이상 반납하는 내용이다.

정치권에서도 공공기관 임원의 연봉을 제한하는 법안도 검토했다. 대통령 등 정부 고위직과 비교해도 과도하게 연봉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임원의 고액 보수에 상한선을 제시하는 ‘살찐 고양이법’을 추진했다"며 입법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 사장 평균은 2억922만원으로 나타났다. 김종갑 사장은 2억6172억원을 수령했다. 문재인 대통령(2억2629만원)보다 많았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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