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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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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폭탄'에 강동구 전세값 1억~2억 이상 떨어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1 04:14

강일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한달 만에 2억 빠져
세입자 신축으로 이동하며 구축 매물도 쌓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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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상일동 소재 고덕그라시움 전경. 사진=최지혜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최지혜 기자] 서울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들어 1억∼2억원 이상 떨어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충분히 오른 상태인 데다가 신규 입주가 시작된 고덕강일지구의 전세 물량이 소화되지 못하면서 강동구 전체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0.3% 올랐다. 연초 0,14%까지 올랐던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까지 3주 연속 상승폭이 급격히 줄고 있다.

전셋값 하락은 현장에서도 바로 확인된다. 지난 1월 입주가 시작된 4066가구의 고덕아르테온 전용 59.98㎡의 경우 지난해 9월 전셋값이 7억5000만원 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전세 물건이 쌓이면서 호가가 6억원 까지 떨어졌다. 전용 84.97㎡ 전셋값도 지난해 10월 9억3000만원에서 현재 호가 7억2000만원으로 2억원 정도 내려간 상태다.

강동구 상일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월 안에 잔금을 치르기 위해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으면서 전세 호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고덕아르테온 전세 물량은 50∼60개 정도로 많은 편이다"고 말했다.

입주 2년차를 맞은 고덕그라시움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 단지의 전용 59.03㎡은 지난해 12월 7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지만 이달 호가 5억5000만원의 매물도 나와있다. 지난해 12월 9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던 84.24㎡의 경우 현재 호가가 7억6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강동구 상일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고덕 아르테온과 고덕자이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해 6000가구 정도의 물량이 풀렸다"며 "현재 잔금을 치르려는 신규 단지 집주인들이 전세 가격을 내려 그라시움 물량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단지에서 전세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가격을 내리자 기존 아파트 전셋값도 떨어지는 것이다.

아르테온 내부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 단지 안 모습. 사진=최지혜 기자

강동구 전셋값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계약갱신을 청구하지 않고 새 단지로 이사하는 전세 입주자가 늘고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8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던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59.35㎡의 경우 이달 3억원이 낮은 5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강동구 암사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기존 세입자가 강동구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주를 하면서 전세 매물이 늘어났다"면서 "특히 전세를 새로 구하는 세입자들이 구축 아파트와 전셋값 차이가 크지 않은 신규 입주 아파트로 몰리다 보니 강동구 전체가 하락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8년에 준공된 강일롯데캐슬퍼스트의 전용 59.99㎡의 전셋값은 2년 전 4억~5억원대였는데 이제 막 입주가 시작된 고덕그라시움 전용 59.03㎡가 5억5000만원 정도이니 세입자들이 그쪽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강일지구에 고덕초 등 신규 학교가 건립되며 구축 단지들의 장점인 학군에 대한 유인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셋값뿐만 아니라 강동구 아파트값도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강동구 암사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제 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해 매매 가격을 낮게 부르는 집주인이 늘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는 쉽게 거래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신규 아파트가 들어서며 지난해 과도히 올랐던 매매 가격의 거품이 빠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강동 롯데캐슬퍼스트 전용 59.35㎡의 매매 호가는 13억원대에서 12억원 정도로 7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지난달 전세 8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같은 단지 전용 84.81㎡도 현재 호가가 5000만원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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