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 금액은 34억8299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2억6341만달러에 비해 58%가 줄어든 실적이다.
올해 해외수주 실적을 국가별로 보면 금액이 가장 높은 곳은 15억234만달러를 기록한 태평양·북미 지역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이 지역에서 2263만달러 수주에 그쳤지만 올해 66배 성장했다. 미국에서는 SK건설이 SK배터리 아메리카 2단계(7억96만달러),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오스틴 리트로핏 공사(1억9100만달러)했고 괌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우쿠두 복합화력발전공사(5억7100만달러)를 수주한 것이 북미지역 실적상승의 원인이다.
반면 국내 건설사들이 대부분의 해외실적을 냈던 중동과 아시아에서는 연초부터 수주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올해 중동에서는 11억9592만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57억7299만달러 보다 무려 80% 가까이 실적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에서도 지난해는 24억1189만달러를 수주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98% 줄어든 4억932만달러치를 수주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에서 재정 악화가 원인이다. 특히 중동은 미국과 이란간 무역갈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불안정했던 점이 해외건설 시장의 악재로 꼽혔다. 중동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해외건설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수주 실적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동의 경우는 국제 유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3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65달러(1.09%) 상승한 60.12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발생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급락했던 지난해 4월보다 무려 6배가 급등한 가격이다.
이에 중동에서는 경기부양책으로 각종 프로젝트 투자를 확정 짓고 있다. 대부분 현장은 지난해 입찰이 예정됐으나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로 발주가 미뤄진 곳들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전세계 건설 투자 시장이 지난해보다 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업은 최근 297억5000만달러 규모의 노스필드 LNG 프로젝트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발주가 가시화됐다. 노스필드 가스전 사업의 수주 파이프라인 예상 규모는 160억 달러에 달한다. 카타르는 또 2022년 월드컵 추진을 위해 1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도 추진한다.
아랍에미리트(UAE)도 35억달러 규모의 하일앤가샤 가스사업 입찰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은 세계 경제에 따른 변수가 많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품고 있고 최근 몇 년 간 저유가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유가가 서서히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사업들이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아시아와 중동의 성장세를 예견하며 올해 세계 건설시장 규모가 지난해 10조7000억달러 대비 4.8% 증가한 11조3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아시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친환경에너지, 석유화학 및 정유 프로젝트 등 각종 플랜트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발주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민영 기자 min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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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해외건설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