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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은 아직 명확한 사업 줄기조차 잡히지 않은 미개척 분야다.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2030년 2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1년을 필두로 전기차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폐배터리가 수백조원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5년여전만 해도 중고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35년 약 3조 3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시장의 변화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폐배터리 시장 규모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 보급량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 수요가 2018년 이후 연평균 3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139GWh였던 수요가 2025년 844GWh로 6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 기업들의 생산 능력도 2018년 270GWh에서 2025년 914GWh까지 급증할 것으로 봤다.
상황이 이렇자 폐배터리 시장의 15~20년 뒤 상황은 더욱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21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신모델을 쏟아내고 있는 터라 10년 뒤 보급량이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폭스바겐은 2023년, 현대차그룹은 2025년 연간 전기차 생산 100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NE리서치는 2030년 전세계에서 팔리는 차량 중 31%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수로는 3700만대 수준인데, 2019년(약 610만대)의 6배가 넘는다.
변수는 수백조원대 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수익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2019년 기준 국내에서 전기차 한 대에서 니켈과 코발트만 추출한다고 가정하면 운영비를 제외하고 약 100만원의 이익이 형성된다고 알려졌다. 원재료 구입 비용 등 운영보다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초기투자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이제 막 육성하기 시작한 단계라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다 재활용하는 경우의 수익성도 아직까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부피가 워낙 커 이를 활용하기 위한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보다 폐배터리 시장이 빨리 열린 중국 등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 기업인 거린메이의 경우 중국 내 동력전지 회수 체계를 구축하고 전지 재료를 가공해서 재판매한다. 이를 통한 매출 총이익률이 22%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해주는 사업을 통해 나오는 이익률도 14%에 이른다.
글로벌 코발트 공급 기업인 화유 코발트도 폐배터리에서 전구체 및 리튬 배터리 양극재를 추출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돈을 벌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 배터리팩 제조사인 CATL도 합작회사를 세우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다.
국내에서는 2028년경부터 8만~10만개씩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은 "한국은 전기차 보급량에서 미국 등보다 밀리겠지만 인구밀도가 높다는 점에서 폐배터리를 ESS로 활용하는 방법 등은 우위가 있다"며 "열리고 있는 신시장에서 각종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들의 두뇌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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