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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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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RE100 쉽지 않네"…녹색프리미엄 판매 저조 실효성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10 15:55

첫 입찰 결과 전체 판매물량의 7%만 낙찰…평균 낙찰가격은 1kwh당 14.6원
LG화학·SK아이이테크놀로지·한화큐셀 등 대기업 참여…LG화학 낙찰금액 10% 차지
일반기업, RE100 가입도 좋지만 기존 전기요금의 약 14% 웃돈 주는 것에 부담

한국전력 한국전력

▲한국전력.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민간 기업의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방안 중 하나로 올해 도입된 녹색프리미엄제가 저조한 실적으로 시작부터 실효성 논란을 부르고 있다.

녹색프리미엄 판매의 첫 입찰에서 평균 낙찰가격이 기존 산업용 전기요금의 무려 14%에 육박했고 그 결과 판매 물량도 전체의 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대기업들이 이 입찰에 참여해 낙찰됐으나 녹색 프리미엄을 소량 구입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용에 시늉만 내며 기업 이미지를 높이려는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기업 캠페인 RE100(Renewable Energy 100%) 가입을 잇따라 선언하는 것이 형식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프리미엄제는 한국전력과 전기사용계약을 맺고 있는 일반 기업이 입찰을 통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입한 뒤 기존 산업용 전력 구입가격에 웃돈(프리미엄)을 얹어주고 그에 해당하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발급받아 RE100 인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0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녹색 프리미엄 첫 입찰 결과 낙찰(판매)물량은 1252GWh로 총 입찰물량 1만7827GWh의 7%만 낙찰됐다. 특히 이마저도 대기업 중 LG화학, SK아이이테크놀로지(SK이노베이션 자회사), 한화큐셀 등 일부만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총 낙찰량 1252GWh의 10%에 가까운 120GW를 낙찰받았다.

평균 낙찰가격은 1kWh당 14.6원이다. 입찰 최초 가격 1kWh당 10원보다 4.6원이나 높았다. 최초가격의 1.5배에 가깝다. 최고 가격과 최저 가격은 각각 1kWh당 145원과 10원으로 나타났다.

□ 녹색프리미엄 첫 입찰 낙찰 결과 (단위 : GWh, 원/kWh당)

입찰물량 17,827
낙찰물량 1252
평균입찰가격 14.6
최고입찰가격 145.0
최저입찰가격 10.0
녹색프리미업 입찰 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과 관련 업계는 예고된 실패라고 꼬집었다. 업계는 시행 전부터 정부 RE100 정책의 인센티브가 적어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고 지적했다. 녹색프리미엄은 일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시장과 달리 재생에너지 전력 구입량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지 못한다. 정부는 RE100 참여 정도에 따라 기업에 친환경 인증 라벨링 정도만 부여할 뿐이다. 더구나 이번 입찰결과 확인할 수 있듯이 기존 산업용 전력가격에 얹어주는 녹색프리미엄의 가격도 싸지 않다. 첫 입찰 녹색프리미엄 평균 낙찰가격 1kWh당 14.6원은 지난 2019년 기준 산업용 평균전력가격 1kWh당 105.8원의 13.8%에 달한다. 녹색프리미엄 참여 기업 입장에서 보면 전기요금을 1kWh당 평균 120.4원을 부담해야 한다. 기존 산업용 전력가격 kWh당 105.8원에 녹색프리미엄 가격 1kWh당 14.6원이 더해진 것이다. 아무리 RE100 가입의 필요성을 인식하더라도 기업의 재생에너지 공급 대가 치곤 비용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전은 남은 입찰 물량 1만6575GWh에 대해 오는 6월 추가 입찰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녹색프리미엄 외에도 한국에너지공단이 실시하는 일반 REC 거래시장과 곧 시작될 한전이 중개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이 있다. 녹색 프리미엄은 지난달 5일부터 입찰을 받아 가장 먼저 시작했다.

한편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실시하는 일반 REC 거래시장 시범사업에는 REC 매수자로 3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판매자로는 260여 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참여했다. 본격적인 REC 거래는 오는 15일 이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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