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팩을 연구하고 있다. |
‘K-배터리’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뛰며 일본을 제치고 ‘압도적 1위’였던 중국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파악돼 관심을 끈다. LG·삼성·SK 등이 고객사를 꾸준히 늘리고 있어 올해는 K-배터리가 중국을 누르고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와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급성장하고 있다.
![]() |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및 점유율. SNE리서치. |
이 중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제품 사용량은 49.4GWh로 전체의 34.7% 규모였다. 2019년 국내 3사 점유율(16.0%)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2.7배 증가한 33.5GWh(23.5%)를 기록해 2019년 세계 3위에서 2위로 올랐다. 삼성SDI는 전년 대비 85.3% 증가한 8.2GWh(5.8%)로 5위를 유지했고, SK이노베이션은 274.2% 증가한 7.7GWh(5.4%)를 기록해 2019년 10위에서 올해 6위로 상승했다.
중국 기업인 CATL 배터리 사용량은 34.3GWh(24.0%)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근소한 차이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CATL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은 전년 대비 8.2% 역성장한 26.5GWh(18.5%)로 3위, 중국 BYD는 13.5% 역성장한 9.6GWh(6.7%)로 4위를 기록했다.
국가 별로 점유율을 집계해 보면 중국이 37~40% 내외의 점유율로 왕좌를 차지했다. 일본 업체들은 20% 수준이다. ‘K-배터리‘(34.7%)가 일본을 누르고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는 뜻이다.
2019년에만 해도 한국의 점유율(16%)은 중국(약 44%), 일본(약 25%)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2018년에도 중국 CATL(23%), BYD(12.8%) 등이 시장을 지배할 동안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6%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K-배터리가 일본 업체들보다 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이기 시작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테슬라 모델3(중국산)와 르노 조에, 폭스바겐 ID.3 차종의 판매 호조 덕분에 배터리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와 포드 쿠가 PHEV, 폭스바겐 파사트 GTE 등 차종의 판매 증가, SK이노베이션은 현대 코나 EV(유럽 물량)와 기아 니로 EV 등 차종의 판매 증가가 성장을 견인했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압도적으로 큰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판매를 늘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세계 전기차 시장 내 중국의 점유율이 30~40%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다만 중국이 ‘자국 기업 밀어주기’ 성향이 워낙 강해 국내 업체들은 현지에서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에서) 사실상 한중일 3개국이 경쟁하는 가운데 일본이 뒤처지고 중국과 한국 기업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내수 시장이 워낙 큰데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이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김필수 회장은 "올해부터 유럽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텐데, 품질을 앞세워 수주를 늘린다면 충분히 한국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