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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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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저탄소·친환경 위협 부생수소로 극복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28 13:47

KDB미래전략연구소, 원유 및 정유제품 수요 감소·배출권 구입비용 부담 등 위기 진단
저탄소 생산 환경 구축·부생수소 활용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화 통한 극복방안 제시

금호석유화학 시설 전경.

▲금호석유화학 시설 전경.(사진 =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전 세계적 저탄소·친환경 트렌드가 정유업계의 새로운 위협으로 대두되면서 위기감 극복을 위해 부생수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정유업계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내외 경기부진 영향으로 정유제품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0월 중 코로나19 등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며 석유제품의 내수는 전년 동기대비 4.7%, 수출은 8.7% 각각 감소했다. 주요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미국 -13.5%, 싱가폴 -15.6%, 일본 -7.8% 등 중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의 석유제품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정부의 저탄소·친환경 정책기조 강화에 따라 정유업계의 온실가스 배출 관련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 추세다.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이 감축되고, 이에 따라 배출권에 대한 여유분도 감소해 정유업계의 배출권 구입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배출권 거래가격도 지속 상승하고 있어 배출권 관련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저탄소·친환경 정책기조 강화 영향으로 향후 주요 탄소 배출원 가운데 하나인 원유 수요는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대 이후 원유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BP 역시 2020년대 후반 원유 수요의 정점 도래 후 2030년대 이후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이 같은 저탄소·친환경 트렌드에 대한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저탄소 생산 환경 구축 △부생수소 활용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석유화학설비 증설에 따라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경제 참여가 요구된다. 기존 정유설비에서도 부생수소가 생산되고 있으나, 이는 탈황공정 등에서 전량 자체 소비되기 때문에 외부 판매 등은 곤란한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정유기업들은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원가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현재 석유화학설비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부생수소 생산이 증가하고 잉여 부생수소의 판매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국내 수소 제조 방법으로는 천연가스 추출, 물 분해, 부생수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부생수소가 가장 저렴하고 경제적인 생산방법으로 꼽힌다. 2018년 기준 수소 생산단가는 kg당 부생수소 2000원, 천연가스 추출 3000~5000원, 물 분해 1만 원 수준으로 부생수소가 가장 저렴하다.

연구소측은 "향후 화석에너지 수요는 감소하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며, "정유업계는 수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사업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세계 에너지 소비 가운데 원유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18년 각각 33.2%, 4.5%에서 2050년 14.3%, 44.3%로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정유기업들 또한 향후 예상되는 저탄소 경제 이행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관련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KBD연구소 정홍석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정유업계는 향후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에 대비해 정유, 석유화학, 친환경에너지 등 주요 사업부문별 전략적 플랜을 수립,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스마트팩토리 구축, 제품 다각화, 부생수소 사업화 등을 통한 단기적 경쟁력 확보와 함께 고부가가치·친환경 제품 개발, 신재생에너지 사업화 등을 통한 장기적인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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