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올해도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고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공모주 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등 대어(大魚)급 기업의IPO 소식도 들려오면서 신기록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사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이퀘스트는 최근 IPO 역대 최고 수요예측 경쟁률을 확정했다. 아이퀘스트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504.02대 1을 기록,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이달 21일 세운 1489.9대 1의 사상 최고 기록을 단 4일 만에 새로 썼다.
올해 IPO 시장의 광풍은 첫 공모일정을 시작한 엔비티(NBT)부터 이어졌다. 1425대 1의 경쟁률로 수요예측을 마친 이 회사는 4398대 1의 일반 청약 경쟁률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선진뷰티사이언스, 핑거, 모비릭스 등이 모두 1400대 1 이상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IPO 시장은 1분기 이후 대어급 상장이 시작되면서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대어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SM상선 등이 꼽힌다.
최근 현대중공업도 연내 상장을 추진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를 약 5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시가총액 4조2651억원), 대우조선해양(2조8968억원) 등과 비교해 추정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IPO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친환경 미래 선박 개발, 생산설비 구축 등에 향후 5년간 최대 1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조선사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의 IPO는 약 20% 규모의 신주 발행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대중공업은 곧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몸값 2조원에 달하는 롯데렌탈도 연내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한 차례 일정을 연기했지만, 상장주관사 선정 마무리 단계까지 들어가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렌탈은 이날 주관사 최종후보에 오른 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PT)를 연 뒤 상장 주관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롯데렌탈은 렌터카 등록 대수 기준 점유율 22.4%로 업계 1위다. 지난해 실적도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 매출 2조원을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렌탈의 최대주주는 호텔롯데(지분율 42.04%), 2대주주는 부산롯데호텔(28.43%)이다. 또 국민연금도 특수목적법인(SPC) 그로쓰파트너를 통해 지분 19.61%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 조 단위 기업들이 대거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풍부한 유동성도 뒷받침된 만큼 올해 역대 기록은 계속해서 경신할 것으로 관측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상장 시장의 공모 규모는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어서는 역대급 공모 규모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예상 공모 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현재까지 상장 계획을 발표한 대어급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어나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공모규모 예상치는 약 15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공모 규모를 기대한다"며 "개인 투자자가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도 확대됐고, 시장에 풀린 유동성도 막대한 만큼 공모 청약에 대한 참여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