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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황을 겪은 철강업계와 정유업계가 새해부터 활로 모색에 분주한 분위기다. 대부분 친환경을 내세운 신사업 발굴과 확대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별로 행보는 차이가 있다. 철강의 경우 ‘그린 수소’에 중점을 두고 있고, 정유는 새로운 개념의 주유소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보급이 확대되고 정부 규제 역시 갈수록 강화되면서 그 해법 찾기 나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선 2050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 달성을 선언하며, 2030년까지 수소 관련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조기에 갖추고,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얼마전엔 LNG 추진 해외 원료 전용선이 첫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친환경’ 운항에 첫 발을 떼기도 했다.
정유사에선 친환경 사업 일환으로 주유소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과거 주유소 부지였던 길동에 전기차 충전소와 다양한 제품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했다. GS칼텍스는 서울 반포동에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이란 이름으로 기존 주유소 공간을 새롭게 만들었다. 주유, 세차, 정비 등은 기본이고, 전기·수소차 충전, ‘그린카’ 등 카셰어링, 전동 킥보드 대여, 드론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가 한 공간에 어우러져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온라인상거래 기업 쿠팡과 함께 주유소의 유휴 공간을 로켓배송의 ‘마이크로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이런 노력을 뒷받침할 정부의 제도 정비는 굼뜨기 짝이 없다. 친환경 공정 전환으로 기업에서 짊어져야 할 비용과 세금 증가로 인한 애로가 줄곧 지적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아직 뚜렷한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는 친환경 사업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엔 동의하지만 정부의 정책 등이 뚜렷하지 않은 데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에 동참하겠다며 기업에게 ‘친환경 사업을 마련하라’고 모든 부담을 지워서는 안된다. 업계의 친환경 사업 확대에 힘을 싣을 수 있는 투자와 인센티브 등의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 올해는 정부의 구체적이고 적절한 지원책이 제공됨으로써 철강과 정유업계가 그리는 미래를 펼쳐 나가는 준비의 원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