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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당진에 조성하는 수소출하센터 조감도. |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수소경제’ 시장 선점을 위한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소를 연료 또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주요 그룹사들도 경쟁에 가담한다.
◇ 수소전기차 앞세운 현대차그룹···SK·포스코 등도 ‘출사표’
3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수소 산업을 미래 새 먹거리로 일찍부터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와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등을 내세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해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넥쏘의 경우 수소전기차 단일 모델로는 세계 최초로 단일 국가 누적 판매 1만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글로벌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최근 영국의 글로벌 종합 화학기업인 이네오스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네오스 오토모티브가 개발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현대차의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이 들어가게 된다. 양사는 향후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할 방침이다.
SK는 최근 지주사 SK㈜를 통해 수소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일단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관계사의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SK㈜는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 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연간 300만t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는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25만t 규모의 블루 수소를 추가 생산할 방침이다. 블루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한 수소를 뜻한다.
SK는 또 수소의 생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통합 운영하고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 역시 수소 사업에 관심이 많다. 포스코는 이달 초 2050년까지 500만t의 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해 수소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t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기업과 손잡고 블루수소를 50만t까지 생산한다는 게 포스코의 목표다. 그린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포스코는 또 2050년까지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해 철강 분야에서도 탈탄소·수소시대를 열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에 앞서 초기 사업으로 제철소 지역에 수소충전소 설치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강 운송 차량, 사내 업무용 차량 등을 수소차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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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운전자가 충전소에서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 |
◇ 한화·효성·현대중공업그룹 ‘수소 비전’ 그려···"미래 새 먹거리"
한화그룹도 최근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수소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태양광·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1조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결의했다. 한화솔루션은 내년부터 5년간 2조 8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그린 수소 분야에서는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의 저장·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 사업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한다.
한화솔루션은 또 미국 고압 탱크업체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밝혔다. 시마론은 미국 나사에서 23년간 항공 소재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한 톰 딜레이가 2008년 사내 벤처로 설립한 기업이다. 2015년 나사에서 독립해 현재 대형 수소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등을 생산한다. 톰 딜레이는 우주선용 고압 탱크 특허 등을 다수 보유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내년 4월까지 시마론 인수 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인수 대금을 포함해 시마론에 2025년까지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한다.
효성 역시 그룹 차원에서 수소 산업을 미래 새 먹거리로 육성 중이다. 효성그룹은 앞서 글로벌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수소충전소 사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효성중공업이 수주한 수소충전소 사업 규모는 약 150억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범현대가인 현대차그룹과 협업을 통해 수소 경제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은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수소운반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수소운반선을 국적 선사와 조선사가 공동 개발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건설기계는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수소지게차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