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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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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의 눈] 탄소중립, 환경과 경제 다 잡아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2.14 14:51
전지성 증명사진
올해 코로나19의 창궐로 앞으로 전염병이 계속적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모든 사람들 머리에 각인됐다.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위험은 이미 진행 중이고, 전 지구가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피할 수 없는 재난이라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기후변화가 나와 내 이웃의 문제가 아닌 북극과 북극곰의 문제로 인식한다. 문제이긴 하나 심각한 위협으로 느끼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은 것이다. 다만 우리의 시선과 생각과 다르게 이미 주요 선진국들의 미래 방향성은 ‘기후변화 대처’를 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경제 달성을 위한 그린딜(Green Deal)을 발표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공격적인 기후변화 대처를 이야기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연일 탄소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전례가 없었던 번영과 성취를 이뤄냈다. 이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결과다. 나무, 석탄, 석유, 천연가스로 이어지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우리는 더욱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이 자원을 소비할 궁리를 고민했다. 더 많은 공장과 상점을 건설하고, 더 많이 소비하면서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누렸다. 그 화려한 성취를 보다 빠르고 풍족하게 누리는 국가를 선진국이라 칭했다. 약 8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 비중만큼 영향력을 발휘하는 탄소 기반 산업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전례가 없는 경험과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를 전염병의 공포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유럽과 미국 민주당, 한국 정부는 그린 뉴딜을 코로나와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린 뉴딜은 ‘에너지 전환’ 속도를 보다 빠르게 해 탈탄소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만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의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다면 탄소중립은 쉽지 않은 과제다. 그럼에도 기후 문제는 환경을 넘어 경제, 사회를 이끄는 어젠다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은 경제, 산업에 방해가 되는 제약 요소가 아니라 새로운 경제, 산업을 창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앞으로의 에너지전환 논의가 ‘탈원전·탈석탄’이 아닌 환경과 경제를 모두 고려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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