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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
6일 한국RE100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RE100 가입을 신청한 SK그룹 계열사인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7개사가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 가입이 승인됐다. 이로써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10월 CEO세미나에서 미래 성장전략 중 하나로 강조했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중 환경 부문의 실행을 가속화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영국 런던 소재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2014년 시작했으며 10월 현재 구글ㆍ애플ㆍGMㆍ이케아 등 전세계 263개 기업이 가입했다. RE100 가입 기업들은 1년 안에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 받게 되며,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100%로 늘리게 된다.
SK그룹 계열사 중 SK E&S, SK에너지, SK가스 등 가입 대상이 아닌 관계사들은 자체적으로 RE100에 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회사 단위 가입 조건에 따라 이번에 가입은 못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OEM 및 기관투자자들의 요구를 감안하여 RE100과 동일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한다.
진우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장은 "RE100에 가입하고 싶다고 아무 기업이나 신청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 RE100 위원회는 포춘선정 100위 안에 든 기업이나, 연간 전기 사용량이 1Twh(테라와트아우어)를 넘는 글로벌 영향력이 큰 기업들만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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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를 주관하고 있는 ‘The Climate Group’이 승인한 SK 7개사 가입 인증서. |
삼성그룹도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RE100 가입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최근 석탄 관련 투자와 시공, 트레이딩 사업을 신규로 추진하지 않고 기존 사업은 완공 및 계약 종료 이후 순차적으로 철수하겠다고 결정했다. 삼성물산에 이어 삼성전자도 RE100 가입을 준비중이다. 김석기 삼성전자 부사장은 "제도여건이 갖춰지면 RE100을 추진하겠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재생에너지 조달방식은 PPA가 경제적이나 재생에너지 순증 효과가 있어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처음으로 RE100에 참여하기로 했다. 수공은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과 연계해 RE100 참여를 선언한다는 방침이다. 수상태양광, 수열에너지와 같은 청정 물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국내 기업이 RE100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진우삼 신재생에너지학회장은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탄소중립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내년부터 시행되는 한전의 녹색요금제와 PPA에 맞춰 기업들이 RE100 가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제도적 기반만 마련해준다면 RE100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