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1월 25일(월)

에너지경제

LG-SK 배터리 소송전쟁···美 바이든 변수 놓고 계산 분주

여헌우 yes@ekn.kr 2020.11.24 22:00:00

소송전 장기화 가운데 ‘정치적 리스크’ 우려...산업 환경 변화 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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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배터리 산업 주도권을 두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LG와 SK가 ‘바이든 시대’ 개막을 앞두고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 특허 등을 두고 미국에서 3건의 소송을 진행 중인데 향후 미국 정부와 주정부 인사 변동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전기차 산업을 장려하면서도 미국과 자국 기업들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점은 양사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송전 바이든이 변수되나

24일 재계와 배터리 업계 등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소송은 3가지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와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해 9월에는 반대로 SK이노베이션이 ‘994 특허’를 침해하는 배터리를 LG화학이 미국에서 팔고 있다며 ITC에 특허소송을 냈다. LG화학은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한 것이라고 ITC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그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소송을 이어왔지만 최종 판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우선 ITC는 다음달 10일 LG화학이 처음 제기했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ITC는 이미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내린 상태다. 다만 코로나19와 LG화학의 분사 등의 이슈로 연기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종 판결 승인을 대통령이 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 대선이 완전히 마무리된 이후로 일정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두 개의 소송은 각각 내년 11월 30일과 7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소송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바이든 체제’ 전환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대통령이 바뀐다 해서 최종 판결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각종 정치적 입김에 노출되거나 산업 지형도 자체가 크게 변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사는 우선 주정부 차원의 ‘우호 세력’을 각각 다르게 확보해둔 상태다. LG화학은 미지간주 홀랜드에 공장을 두고 있고 최근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오하이오주에도 생산거점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공장 2개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완공 예정 시점은 각각 2022년과 2023년이다.

생산 규모는 LG화학이 더 크지만, 조지아주 주지사는 직접 ITC에 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소송전에서 SK를 감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조지아주 내에서 최대 외국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조지아 주정부 청사에 기부금 3만달러(약 3350만원)를 전달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그 궤를 같이한다. 회사는 배터리공장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작년 1월에도 3만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자가 배터리 산업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일찍부터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산업 육성을 강조해온 만큼 전기차 시장 성장은 앞으로 상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정책이 나오거나 한다면 양사 소송전 과정·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LG와 SK 내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조성 이후 주요 국장급 인사 내용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 韓 기업간 ‘끝장 소송전’ 계속되나···합의 가능성 주목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타국에서 소송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으면서도 ‘끝장 소송전’을 불사하며 합의 가능성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미래 배터리 산업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서다.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 기업이지만 SK이노베이션은 국내에서도 삼성SDI에 이은 후발주자로 꼽힌다. 대신 SK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 무서운 속도로 선두를 추격해왔다. 배터리 산업은 반도체 등에 비해 기술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를 통해서도 후발주자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지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월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최초로 글로벌 4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LG화학, CATL(중국), 파나소닉(일본) 등 ‘3강’의 뒤를 이은 것이다. 이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지난해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SK이노베이션이 기록한 최고 순위다. LG화학 입장에서 견제구를 던져야 할 시점인 셈이다.

문제는 역시 ‘바이든 체제’의 불확실성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기차 산업을 육성할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미국과 자국 기업들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방침 또한 확실하게 세우고 있다.

양사 모두 현지에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예정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언제든 황당한 요구가 날아들 수 있다는 긴장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 기업인 GM, 포드 등이 전기차용 배터리 직접 생산에 대해 언급한 것도 바이든 당선인의 지원사격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최악의 경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데 고객사는 잃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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