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3일(목)

에너지경제

[기자수첩] 영화 ‘암살’과 역사에 대한 망각

박진우 기자 tongtong@ekn.kr 2015.07.28 06:31:36

▲박진우 기자

24일 개봉한 영화 ‘암살’의 흥행 돌풍이 반갑다. 약산 김원봉을 비롯해 망각의 강 너머에 갇혀있던 독립군들이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암살’의 주인공 ‘전지현’은 깊은 산 속 독립군 부대에서 암살 작전에 차출될 때 혼잣말처럼 말한다. "커피도 마셔보고 싶고 연애도 해보고 싶고…."

이후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 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나 경성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색하게 ‘딴스’를 추며 웃는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찡한 여운을 남긴다.

‘독립군이라고 왜 인간적인 욕망이 없겠는가?’ ‘그들도 당시 청춘, 딸, 아버지처럼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독립군들은 일상을 버리고 칼과 총과 폭탄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장렬히 전사한다.

끝까지 살아남은 자는 독립군을 죽인 친일파 그 놈들이다. 놈들은 해방 후 벌을 받기는커녕 대한민국의 최고 요직을 꿰찬 뒤 자신들의 친일 행적을 지운다. 그리고 그 놈들은 ‘반민특위’ 법정에서 청중들을 겁박한다. "난 빨갱이로부터 나라를 구한 거야. 너희들은 뭘 했지?"

2시간 가까이 악당을 무찌르는 ‘활극’을 짜릿하게 즐기던 관객들은 순간, 득세한 친일파의 서슬 퍼런 눈과 마주치고 움찔한다.

지난 8일~11일 상하이에서 열린 ‘2015 국제 로봇박람회’에서 아베 총리는 끊임없이 관람객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사과’ 했다. 그러나 ‘사과하는 아베’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제7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역사를 망각하는 것은 배반을 의미한다"며 과거사를 부정하고 미화하는 아베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백범 김구와 함께 ‘암살’을 주도했던 약산 김원봉은 해방 후 축배의 자리에서 앞서간 동지들의 잔을 채운다. 잔 하나하나에 불을 붙이면서 동지들의 이름을 나직이 부르는 김원봉의 눈은 슬프다. 김원봉은 해방된 조국에서 친일파 경찰에게 수모를 겪고 분을 이기지 못해 월북한다.

하지만 영화 ‘암살’은 끝까지 멋지게 마무리된다. 제도적으로 하지 못한 친일파 그 놈을 끝내 처단한다. 이는 사사로운 복수가 아니라 상해임시정부의 명령을 수행하는 군사작전이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은?‘이름 모를 독립군의 사진’으로 부터이번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며 살아갔던 이들이 오래도록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응답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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