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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의 2.7% 불과
환경 비용 포함하면 경제성 없고
기후변화협약 취지에도 안 맞아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해도 태안화력발전소 연간 발전량의 2.7% 정도에 불과합니다. 과연 이런 선택이 갯벌이 삶의 터전인 사람들의 생업을 희생시킬 만큼 경제적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서울에서 약2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태안에서 가로림만을 가기 위해선 국내최대 규모의 LG 솔라에너지 태양광발전소와 태안 화력발전소가 보이는 길을 따라 가야한다. 마치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기존 화석 연료와 신재생이 공존하며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 했다. 이날도 태안 화력발전소의 굴뚝에는 끝없이 흰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차를 타고 기자와 동행한 이평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상근의장은 “조개널섬이라는 곳은 한 때 어부들이 조개가 너무 많이 잡혀 거기에 널어둔 것에서 유래됐다”며 태안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 했다. 도착한 그 곳은 조력발전소 사업예정지역이 한 눈에 보였고 예정지는 총 2km이어서 긴 편이 아니었다. 작은 돌섬으로 둘러진 만의 모습은 마치 아이를 안은 어머니처럼 포근해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박정섭 도성어촌 계장은 “여기에 조력 발전소를 건설하면 연간 발전량은 950만GWh인데 태안화력발전소 연간발전량의 2.7%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태안 화력을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량을 충당하려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 같다”며 말문을 텄다.
박 계장은 “2007년 12월 해양수산부 전문 용역 결과에 의하면 가로림만은 환경비용을 포함하면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환경을 파괴하는 조력발전이 과연 기후변화협약의 취지에 맞는 신재생에너지인지 생각해볼 문제”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그는 “찬성하는 이들은 관광객이 연간 500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승객을 가득 채운 관광버스가 1년 동안 342대가 와야 한다는 말”이라며 “솔직히 그만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면 주민 모두 찬성하지 왜 반대하겠느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박 계장은 현재 해당 지역에선 서산과 태안 46개 어촌계 중 41개 어촌계가 사업을 반대하고 있으며 찬성자들은 ‘가로림조력 서산·태안 보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박 계장은 “간혹 우리를 보상금을 높이려는 걸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어부라는 천직을 보상금으로 환산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조력발전소를 설치해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문제가 해결된다면 찬성하겠지만 그런 경제적 효과도 떨어지는 걸 고집하는 국가는 누구를 위해 발전소를 건설하는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손바닥 굳은살을 보면서 거친 바다와 살아가는 어부라는 직업보다 그 직업을 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더욱 그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이을래 사창어촌 계장은 “조력발전과 다르게 댐을 건설하지 않는 조류발전을 세우는 것도 대안”이라며 “서산과 태안을 잇는 문제는 다리를 건설해도 충분히 해결될 문제”라며 대안책을 제시했다.
이 계장은 “세계 최초의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는 가로림만에 비하면 냇가에 불가하며 프랑스도 그 후 42년 간 조력발전을 짓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미 건설한 조력발전소의 결과를 보고 새로운 사업은 신중하게 결정 내려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발전소 건설의 여부는 정확한 환경영향평가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정부에서 제시한 보고서에는 어종이 정확하게 표시돼지 않는 등 설득력이 없었다”며 “발전소를 건설하면 어획 순이익이 연간 547억6000만원 증가한다는데 시화호가 그랬는지 결과를 보면 알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발전소를 반대하는 이들은 정부가 어종 누락과 조사를 번복하는 등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견에 적극 동의하고 있었다. 따라서 정부는 가로림만의 발전소 건설 여부를 정하기 위해선 일관성 있는 환경영향평가부터 제대로 실시해 어업에 종사하는 지역주민이 납득할 결과를 내놓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서운 바람에 아랑곳 하지 않고 어촌계장들의 설명은 계속됐다. 추워서 고생하겠다는 말에 그들은 하나같이 춥지 않고 만선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고 답했다. 이들은 설명을 마친 후 차를 타고 서산시청 앞으로 향했다. 현재 충남도청과 서산시는 발전소 건설의 반대 입장을. 진태구 태안군수는 발전소 사업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서산시청에 도착할 즈음 해가 지기 시작했고 텐트의 열린 입구를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농성하는 이들은 둥글게 앉아 이불을 덮고 있었다. 박정섭 계장은 천막 앞에 세워진 여러 패널들 중 하나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아무도 제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아 눈물도 많이 흘렸는데 이렇게 들어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일행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기후변화를 막자는 취지보다 제도에 맞춰 개발하는 단기적 목표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또 가로림 조력발전 이후 진행되는 강화 조력발전(710GWh), 인천만 조력발전(2414GWh) 등 우리가 스스로 연간 발전량 기록을 깨면서 세계최대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는 모습이 과연 옳은지 의문을 던지게 됐다.
인기척이 없고 어두웠던 서산시청 앞을 벗어나 불을 환하게 켜둔 빌딩과 가로등이 가득한 서울에 도착했다. 너무나 대조되는 두 지역의 모습을 하루라는 시간 속에 동시에 보면서 도시에 집중된 에너지 소비로 인해 다른 지역 공동체와 삶이 흔들리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반문하게 됐다.
태안 가로림만=한효정기자 h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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