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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너지공사 김중식 사장이 창간 31주년을 맞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석탄화력·원자력 등 대규모 발전설비가 아닌 태양광·연료전지 등 도심 전력 수요처 인근에 건설할 수 있는 분산형 전원을 집중 육성해 ‘서울 속의 한전’으로 거듭나겠다"
지난 3월 서울에너지공사 2대 사장으로 취임한 김중식 사장은 설립 4년차인 공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간단하면서도 야심차게 정립했다. 서울에너지공사를 우리나라 최대 도시인 서울시의 에너지자립 기반 구축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 ‘그린뉴딜’ 등 새로운 에너지정책, 에너지신산업을 상징하는 회사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목표다.
창간 31주년을 맞은 에너지경제신문은 서울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본사에서 김중식 사장을 만나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후변화 대응 추세 속에서 국내 에너지정책과 에너지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단해봤다.
-취임 후 소회와 성과 등을 간략히 말씀 부탁드린다.
▲취임 후 약 두달이 지났다. 회사를 어떻게 꾸려갈지 막연했던 구상이 이제는 어느 정도 명확해졌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공사가 지난 3년간 풀지 못했던 노사문제를 해결했다. 또 앞으로 공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비전수립도 마무리 되고 있다. 내가 있는 3년 동안 공사의 미래 20년, 30년 먹거리를 확실히 마련할 것이다. 공사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국내 에너지정책과 에너지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현실에 안주하면 안된다. 미래를 내다보고 어떻게 변화해 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가야한다. 이미 유럽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지 않는 기업들의 제품들은 판매가 되지 않는다. 생산과정에서부터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누려왔던 값싸고 질좋은 에너지는 앞으로 얻기 어려울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전기요금 현실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추가로 생산되는 에너지보다는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를 얼마만큼 효율화 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소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최첨단이면서 고효율 설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 또한 친환경, 고효율이 대세가 될 것이다. SR과 DR시장이 그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가격이 상승하면 대부분 가정에서는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소규모이겠지만 소비자가 직접 에너지를 생산해 사고파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에너지업계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내실을 갖춰야 한다.
-서울에너지공사의 에너지 신사업들은 무엇이 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재 서울에너지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태양광발전 보급확대 및 사후관리 강화, 소규모 분산전원 및 미활용에너지 활용 확대, 분산형에너지자원·에너지 데이터 플랫폼 구축 확산, 건물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운영, 온실가스 감축 외부사업 추진 등이 있다. 서울시 태양광발전사업은 교통공사 차량기지 등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공공시설 유휴부지를 활용해 추진중이다. 현재까지 교통공사 차량기지에는 2.98메가와트(MW), 올림픽대로 잠실철교 남단에는 50킬로와트(kW), 경동시장에는 140kW 등을 설치했다. 또한 영등포 아리수센터(600kW)는 자가소비용 노후·저효율 태양광발전시설을 최신설비로 교체해 효율을 개선했다. 앞으로 3MW까지 확대 설치할 방침이다. 이 외에 전남 신안군 마산도에 20∼40MW규모로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등 서울시가 아닌 지자체, 기업 등과도 협력해 유휴부지 발굴에 힘쓰고 있다. 특히 주민참여형 사업모델로 추진해 주민수용성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공사의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목표는 약 5만 6400가구, 총 20.3MW 규모다. 지역주민 태양광 수용성 제고를 위해 현장홍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가 종식돼야 보다 적극적을 홍보를 펼칠 수 있는데 이 점이 아쉽다. 이 외에도 에너지효율이 높고 미세먼지 배출이 없는 도심형 연료전지 보급확대, 자원회수시설 미활용 스팀 활용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수열에너지활용 히트펌프사업, 바이오에너지 이용 확대, 신규수요반응 자원 발굴 및 육성(가상발전소 사업 등),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 추진, 분산형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 기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전환 핵심과제인 분산형 에너지 확대, 신재생에너지 간헐성 극복 등을 해결하기 위한 서울에너지공사의 노력은?
▲공사는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과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한 수요반응자원(DR )발굴, 수요자원거래시장 판매를 통한 전기요금 절감과 전력피크 관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건물형 연료전지를 비상발전기 형태의 분산에너지전원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건물 냉난방시스템 ICT 원격제어를 통한 에너지소비량 조정, 25개 자치구 관내 공공건물 및 공동주택 등 대상 공용부 전기와 기계설비 가동을 조정하는 등 수요반응 자원 발굴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소규모 태양광발전의 잉여전력을 활용, 전력시장에 판매해 분산에너지자원 이용확산에 기여할 방침이다. 분산자원 모집 및 전력판매 또는 REC거래를 대행하는 등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통해 공사가 서울시의 작은 한전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열과 전기, 가스 등 에너지사용량,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등 실시간 에너지 통합관제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시민참여 기반의 친환경 스타트에너지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 중이며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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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너지공사 김중식 사장이 창간 31주년을 맞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과제와 목표는?
▲한국에 신재생에너지 활성화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고는 하는데 막상 대표적인 회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는 서울에너지공사가 신재생에너지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되도록 하고 싶다. 틀에 박힌 태양광사업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하고 디자인적으로도 친근감 있는 사업을 하려고 한다. 현재 염료형, 유기성 태양광발전 시범사업을 준비중이다. 서울시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건물형 태양광발전도 고민 중이다.
태양광의 경우는 이미 베란다, 주택형 등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은 미니태양광발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강변북로 태양광발전사업, 롯데마트 옥상태양광, 수상태양광발전사업 등 다양한 태양광발전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에너지사업은 주민수용성이 가장 큰 과제인 만큼 사업을 구상하는 시점부터 수익 발생 시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분권을 이야기하고 있다. 에너지분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전력관리차원의 구상이 있어야 한다. 수요측 전력을 판매하고 연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싶다. 공사에서는 현재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100만호의 수요지를 확보해 DR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시 에너지수요의 20%는 자체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모든 국가가 세계적인 기후변화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세계7위 온실가스 배출국이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불가피한 이유다. 공사는 태양광, 연료전지 기술 등을 집중 육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화석연료 등 연소과정 없이 화학적 변화로 발생하는 에너지, 즉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에너지자립과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회사로 만들어갈 방침이다.
-창간 31주년을 맞은 에너지경제 독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린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에너지분야의 시초 언론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에너지업계의 견제자와 독려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 주었기에 31년이라는 역사를 쌓아왔다고 생각한다. 현재 에너지업계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를 맞이했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은 물론, IOT와 IC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변화에 맞춰 에너지공급 뿐만 아니라 소비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지속가능한 에너지공급시스템으로의 전환에 앞장서기 위해 친환경, 분산형에너지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언론사들의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보의 접근이 쉽고 다양화된 가운데 진실을 왜곡하는 가짜뉴스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항에서 국내 대표 에너지 전문매체인 에너지경제가 더욱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로 바람직한 정책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