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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유럽 업체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 2025년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중남미 등에서 배터리 원재료의 안정적 확보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사진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원료인 양극재.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우리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유럽 업체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 2025년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중남미 등에서 배터리 원재료의 안정적 확보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15일 발표한 ‘유럽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육성정책 주요내용과 시사점’을 보면 지난해 유럽에서 전기차는 전년대비 33% 증가한 40만8000대가 판매됐고 2025년에는 400만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기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배터리 시장도 2025년에는 2500억 유로(약 33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EU 내에 10∼20개의 기가팩토리 규모 배터리 셀 생산설비가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은 중국(69%),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산은 4%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만간 EU 국가들도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인프라를 대폭 확장할 조짐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 5월 자사의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수요 충족을 위해 독일 현지에 10억 유로를 투자해 12Gwh 규모의 자체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하기로 발표했다. 독일 벤츠도 지난 1월 처음으로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직접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유럽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10년간 1450억 유로(약 196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EU 집행위원회는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에서 핵심소재 연구·개발(R&D), 제조와 사용 및 재활용까지 자급 생태계 구축을 위해 2017년 유럽배터리연합을 출범시키며 구체적 실행계획을 세우고 이행점검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지난 5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4년간 자국에서 배터리 생산 공장을 1곳씩 신설하는 데 최대 60억 유로(약 7조9000억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한 ‘에어버스 배터리’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자국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막대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배터리연합 선정 6가지 최우선 시범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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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 과제 수행 주도 지역 |
전고체 리튬 이온 배터리, 4세대 개발 | 독일 |
지속가능한 배터리 소재 추출 및 가공 | 스페인 |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 재활용 | 독일 |
액체 기반 전지, 거치용 개발 | 스페인 |
연구 및 테스트 센터 네트워크 구축 | 슬로베니아 |
개선된 리튬 이온 배터리, 3b 세대 개발 | 프랑스 |
보고서는 "LG화학이 폴란드에,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는 헝가리에 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우리 기업들도 현지 투자로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지만 유럽 완성차 업계의 투자가 완료되고 자체 배터리가 본격 생산될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유럽지역 생산능력을 유럽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1위 규모인 7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SK이노베이션도 기존 헝가리 코마롬 공장 생산 확대를 위해 약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는 배터리 및 소재 분야에서 기술 강국이지만 배터리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의 자체 수급이 취약하다"면서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 방안은 물론 차세대 배터리 개발,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인재 양성, 관련 규제 개선 및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원료(리튬·코발트) 등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원료보유국과 전략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U는 배터리 핵심원료를 보유한 중남미(메르코수르) 자원 부국들과 FTA를 체결했으며 향후 호주, 아프리카 등 다른 국가와도 진행할 계획이다.
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최경윤 팀장은 "폰데어라이엔 EU 신임 집행위원장도 친환경 정책에 집중하는 EU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유럽 각국은 전기차 산업 육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라며 "우리도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