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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 DRC) 에 위치한 코발트 광산 전경, 코발트 가격 추이 (사진=AP/연합/에너지경제신문DB) |
전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약 60%를 보유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 DRC)이 코발트에 부과하는 세금을 5배 올리기로 하면서 배터리기업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조셉 카빌라 콩고 대통령이 새 광업법 서명했다. 2002년 제정된 광업법을 대체하는 새 광업법은 코발트 로열티를 2%에서 10%로 올리는 한편 초과이득세 (windfall profits tax) 도입도 규정하고 있다. 한 번에 다섯 배 가량세금이 뛰면서 수급 불안정성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콩고 광산부 장관은 앞서 7일 글렌코어 등 업체 대표들과 미팅에서 업계가 심하게 반대했지만 증세를 골자로 하는 새 광업법을 정식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회동에 참석한 글렌코어, 랜드골드, 차이나 몰리브덴 등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사안 별로 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광업법 개정으로 로열티 5배 인상…배터리 기업 ‘직격탄"
FT는 이번 광업법 개정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코발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투자은행 BMO 캐피탈 마켓의 상품 연구 책임자 콜린 해밀턴은 상품 연구 책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광업법 개정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코발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될 것"이라며 "로열티 등 세금을 배 이상 지불해야 하는 광산들은 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 누미스 증권은 세계 생산의 3분의 2를 점하는 콩고에 대한 코발트 투자를 훼손시킴으로써 코발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더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미스증권의 매튜 하손 애널리스트는 "광업법 개정으로 로열티가 오르면, 궁극적으로 코발트 가격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해외자본의 진입을 막게될 것"으로 우려했다.
카빌라 대통령을 면담한 업계는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에 실패했다면서, 그 대신 업계의 요구 사항을 계속 협의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콩고 악재에 세계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글렌코어의 주식은 새 광업법 서명 당일 런던증시에서 0.6 % 하락한 365p를 기록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렌코어는 2019 년에 카탕가 광산에서 코발트 생산량을 3만 4000 톤으로 3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2015년에 26억5000만 달러에 콩고에서 텡케 구리와 코발트 광산을 매입 한 차이나 몰리브덴은 상하이 증권 거래소에서 4 % 하락해 8.38 위안에 거래됐다.
금광업체인 랜드골드는 5908p로 1.2 % 하락했다.
◇ 코발트 ‘분쟁광물’ 지정되나…정치적 불안정성에 아동 노동 논란까지
콩고의 광업법 개정에 따른 세금 인상이 진정한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관건은 콩고의 정치적 불안정성이라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현행 콩고 광업법에 정한 로열티 2%는 세계 주요 생산국인 칠레와 페루의 5분의 1에 불과하고 개정된 3.5%도 호주와 미국의 그것보다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로열티 인상은 원가 상승을 의미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주요 산지인 콩고 남동부의 열악한 인프라 환경이라고 PwC는 주장했다.
전력과 도로가 부실해 글렌코어의 카탕가 광산 생산 원가는 파운드당 2.17달러로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의 93센트와 크게 대비된다.
이 외에도 광업권 유지비가 과외로 지출되고 기타 부패와 관련된 부외 비용이 상당하며 대통령이 임기가 끝난 뒤 15개월 동안이나 권좌에 머물고 있는 등 정치적 불안정성이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작년에 부족 간 전쟁으로 200만명이 고향을 떠나야 했고 같은 수의 어린이들이 기아 직전에 있으며 정부와 기업들은 옥신각신 싸우느라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맨손’으로 코발트를 채굴하는 광산 노동자들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자, 국제사회에서 코발트를 ‘분쟁 광물(conflict mineral)’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도 하다.
미국은 광물 판매자금이 무장단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10년 7월 분쟁지역 생산 광물을 분쟁광물로 지정하는 ‘도드-프랭크 금융규제개혁법(Dodd-Frank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의 분쟁광물 조항은 미국 상장기업이 콩고 등 10개국의 분쟁지역에서 생산된 4개의 분쟁광물과 파생물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법안은 2013년부터 적용됐으며, 직접적 규제 대상은 미국 상장기업이지만 이들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타국 기업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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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배 뛴' 코발트, 배터리 원료 확보 '경쟁'
이처럼 배터리 원자재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삼성 SDI, LG화학, 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배터리 원료’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15년 톤당 3만 달러에서 올해 8만 달러 이상으로 3배 가량 폭등하면서 공급 불안정성이 높아진 탓이다.
코발트는 전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이 스마트폰 제작에 쓰이지만, 굵직한 자동차 기업이 최근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게다가 전기차용 배터리엔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코발트가 사용된다. 스마트폰 한 대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는 약 8g. 하지만 전기차 한대용 배터리에는 1000배 이상 많은 코발트가 쓰인다. 전기차 생산이 늘수록 시중의 코발트는 대폭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최근엔 수급 불균형까지 벌어졌다. 코발트는 중국과 글렌코어 등 소수 기업이 유통을 독점한 상황이다. 그러자 헤지펀드들은 물론 여러 기업·정부까지 나서 사재기에 가세했다.
◇ 삼성 SDI, LG화학 등 대응책은?...'장기공급계약부터 도시광산까지'
국내 기업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21일 호주의 광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언 마인즈와 7년 동안 코발트, 니켈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시가로 50억 호주달러(한화 4조 1982억 원)어치의 코발트를 헝가리 공장에서 제조하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사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기업간 코웍이나 조인트벤처와 같은 장기대책으로 원재료 수급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10억원을 투자해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고려아연의 자회사)의 지분을 10% 확보했다. 이를 통해 2018년 중순부터 황산니켈을 우선공급 받게 된다.
삼성SDI는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칠레에서 싼값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SDI·포스코 컨소시엄은 최근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이번 입찰에는 7개국 12개 기업이 참여했다.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은 칠레 북부 메히요네스시에 양극재 생산 합작공장을 설립해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포스코는 칠레에서 제공한 리튬을 토대로 2차 전지 소재의 핵심인 양극재를 만들고, 삼성SDI는 양극재로 2차 전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세금 폭탄에 대한 구체적 대응책은 있을까. 삼성SDI 관계자는 "콩고의 세금 인상으로 코발트 가격이 폭등하면, 자동차나 ESS 기업 등 고객사와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쪽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동차 기업과의 계약은 통상 장기 계약 형태를 띄는데, 그 사이에 원재료 가격에 변동이 있으면 이를 배터리 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거나 차세대 소재 개발 외에 폐스마트폰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도시 광산(urban mining)’ 산업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리사이클 관련 특정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며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밝히기엔 어려운 단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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