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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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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이달 '돈풀기' 끝내나…테이퍼링 청사진 ‘솔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0.16 15:33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6일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가운데, 구체적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청사진이 솔솔 흘러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긴축으로 돌아설 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됐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ECB 정책 담당자들을 인용해 ECB가 양적 완화의 상한선을 2조5000억 유로(한화 3325조 9250억 원) 정도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ECB의 당초 계획으로는 올해 말까지 채권 매입 규모가 2조2800억 유로에 이를 예정이며, 오는 26일 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의 연장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정책 담당자들은 ECB가 자산 매입 한도를 2조5000억 유로로 보고 남아 있는 매입 한도를 어떻게 분배할지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담당자는 "ECB 집행이사회(GC)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종료 시점을 언제로 선언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CB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언급하면 앞서 미 연준이 본격화하고 있는 긴축 행보에 동참하는 게 된다.

지난달 연준은 사상 처음으로 보유자산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이달부터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2008년 금융 위기 타개책으로 9년 동안 시중에 풀었던 통화량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ECB도 2015년부터 양적완화로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시작해 현재 보유 규모가 9월 말 현재 2조1200억 유로에 달한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ECB가 내년 1월부터 채권 월간 매입 규모를 현재의 절반 수준인 300억 유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CB가 이달 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하려 하는 것은 현재 매입 속도로는 다섯 달 안에 매입 여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ECB의 양적 완화가 병목 현상에 진입했으며, 내년에 사들일 수 있는 채권 규모가 3000억 유로밖에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CB는 현재 월 600억유로 규모로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이 속도가 유지된다면 내년 5월에는 자산매입 한도가 모두 채워지게 된다.

WSJ은 "ECB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미달해도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축소)에 나서려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같은 병목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CB는 일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오는 12월까지 유지하겠다고 공표했지만, 프로그램 연장은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ECB 정책위원들은 양적완화 정책을 연장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례 통화정책회의 이후 결정된 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WSJ에 따르면 ECB는 자산매입 규모를 월 400억유로로 줄이는 대신 6개월 연장하거나 월 250~300억유로로 축소하고 9개월 연장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두 번째 방안은 ECB의 피터 프랫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제안한 방안과 맥락이 비슷하다.

다만 이들 방안은 각각 단점도 있어 ECB는 아직 내부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ECB가 자산매입 규모를 월 400억유로로 줄이되 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하면 내년 중반에 "자산매입 절벽"이 발생하게 되고 ECB의 자산매입량은 갑자기 ‘0’이 되면서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월 300억유로 매입에 만기를 9개월 연장하면 충격은 다소 완화하겠지만, ECB의 월간 매입량이 월 600억유로의 절반으로 급감하게 되고 시장은 ECB 정책이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ECB는 내년에 매입할 수 있는 자산 여유분의 한도를 늘릴 수도 있지만 쉽지는 않다. ECB는 유로존 내 특정 국가의 정부채를 33%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자체 규정을 설정했는데 이를 수정할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또 일부 ECB 위원들은 양적완화 종료일을 공식적으로 못 박는 것은 꺼리고 있으며 다른 일부 위원은 단기적으로 프로그램 만기를 연장하는 선택지는 열어두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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