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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이 IoT 전용망인 로라 네트워크를 이용한 기상정보·미세먼지·수위관측·토양정보·실내 온습도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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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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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이수일 기자]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는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성장동력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제조업에도 변화를 몰고 오겠다는 각오다. 그래서 ICT업계는 너나 할 것없이 경쟁력 쌓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가 IoT와 AI를 이용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선발대다. 이동통신 이용자가 AI를 이용한 가상 비서에게 "집 안에 있는 불을 모두 켜줘"라고 말하면 가상 비서가 IoT에 연결된 기기를 제어해 불을 켜게 하는 솔루션 개발에 몰수하고 있다. TV, 냉장고, 보일러 등 집안 기기는 모두 이용자가 단말기를 통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 이용자가 "난 오늘 생일이야. 즐거운 음악을 골라줘"라고 말하면 그동안 이용됐던 데이터를 분석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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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창조과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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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창조과학부 |
수요 포화상태에 이른 이동통신 시장의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이통업계의 전략이기도 하다. 10월말 기준 이통3사의 국내 휴대폰용(회선수 기준)은 6105만개로 우리나라 총인구(약 5100만명) 보다 많다. 또한 무선데이터량이 2012년 12월 938MB에서 작년 12월 3127MB로 3.3배 커졌지만 같은 기간 동안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7.6(SK텔레콤)~14.8%(KT)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SKT, IoT 돌진 앞으로 = IoT 시장에 먼저 뛰어든 기업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저전력·장거리(LPWA) 기반의 사물인터넷(소물인터넷) 시장에서 전용망 로라(LoRa)를 지난 7월 구축하고 연내 30여 로라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537개 벤처기업과 개인 개발자, 지방자치단체 등에 3만여 개의 전용 로라 개발 모듈을 무료로 배포했다. 또한 지난달엔 SK네트웍스 렌터카 종합관리시스템에 로라망을 적용하며 로라 인프라 확산에 나섰다. 또 IoT 서비스 전문 기업들과는 로라 기반 위치추적 단말기 ‘지퍼’를 개발, 사무용과 주거용 건물에 공급되는 각종 센서에 로라가 적용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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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이용자가 SK텔레콤과 현대건설이 함께 내놓은 ‘지능형 스마트홈’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스마트홈의 보급확산을 위해 SK텔레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현대건설, 한양건설, 동문건설 등과 손을 잡았다. 내년 상반기 LH의 신규 입주 아파트를 시작으로 연이어 스마트홈 보급에 나선다.
AI도 SK텔레콤이 먼저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AI 대화 스피커 ‘누구’를 공개했다. 누구는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로 이용자가 전용기기에 말하면 고도화된 AI 기술을 통해 수행한다. 날씨, 일정 등 정보를 안내 받거나 음악을 추천 받아 감상할 수 있으며 조명, TV 등 가전기기 제어도 가능하다.
가령 이용자가 SK텔레콤과 협력을 맺은 현대건설 스마트홈에서 "오늘 서울 날씨가 어때"라고 물으면 해당 기기가 "화창한 날씨로 오후 3시~4시 사이에 소나기가 올 확률이 50%가 되니 우산을 챙기시기 바랍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올해를 AI 사업의 원년으로 보고 누구를 중심으로 오픈 생태계를 구축키로 했다. 이태훈 SK텔레콤 디바이스기획본부 팀장은 "누구는 AI와 직관적인 음성인식 사용자환경(UX)가 적용된 서비스"라며 "스스로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AI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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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근 KT GiGA IoT 사업단장(왼쪽)이 KT-LG유플러스 ‘NB-IoT’ 공동협력 기자회견에서 협력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근 사업단장, 조창길 LG유플러스 NW전략담당, 안성준 LG유플러스 IoT 사업부문장. 사진=연합뉴스 |
◇ KT와 LGU+, SKT 견제 나서 =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 추격에 나선 것은 물론이다. 양사는 IoT 전용망인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상용화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NB-IoT는 협대역 사물 인터넷 표준 기술으로 스마트 미터링 등 스마트 시티는 물론 빌딩 이상 징후 확인, 미세먼지 측정과 같은 안전·환경 산업 IoT 분야에 활용된다.
황창규 KT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크다. 황창규 회장은 "KT는 지능형 기가 인프라 구축과 ICT 융합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대한민국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내년 상반기 NB-IoT 상용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산업·공공 분야 NB-IoT 서비스 전용 상품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KT는 삼성전자, 에릭슨LG, 노키아 등 장비·제조사와 전국망 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LG유플러스는 화웨이와 IoT 사업 협력을 선언하며 관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공장에 유독 관심이 크다. 홈IoT 가입자가 연내 50만 가구 돌파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이 레퍼런스를 통대로 스마트공장 등 산업 IoT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공장 내 IoT 설비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공장 내 모든 상황을 확인하고 분석해 스스로 제어하는 공장으로 정부도 스마트공장 확산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건 LG유플러스 인더스트리얼 IoT개발팀장은 "산업 IoT는 홈IoT보다 진입장벽이 높다"면서도 "LG유플러스는 고객사 니즈에 맞춰 LTE 전용망 기반 IoT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홈의 경우에도 SK텔레콤에 대항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지난 8월 SH공사와 손잡았고, LG유플러스는 한국하니웰 및 대우건설과 스마트홈 사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또 한국하니웰과 IoT 온도조절기를 개발해 올 하반기부터 신축 중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건설될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에도 홈 IoT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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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이 화웨이의 NB-IoT 칩셋이 탑재된 환경센서와 스마트 신발, 스마트 가스 검침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KT는 AI, 가상현실(VR), IoT 등 신기술이 5G와 만났을 때 미래형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제민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 팀장은 "기존 LTE 기술로는 늘어나는 데이터 소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5G는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제공해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의 대용량을 지연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미래형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을 통한 대용량의 실시간 VR 서비스도 5G를 통해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현재 VR 서비스는 비용 등 개선돼야 할 사항이 많다. 하지만 5G와 연결되면 사용자들은 빠른 속도와 360도 VR 영상도 즐길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를 모니터가 아닌 VR 기기를 통해 진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사실성’이 높은 그래픽과 음성 등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KT는 ‘5G 오픈 프론티어 얼라이언스’를 통해 생태계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다"며 "소개한 서비스 외에 5G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준비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LG전자와 함께 가전제품을 제어하며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할 AI 제품을 내년 출시할 계획으로 있다. 이렇게 되면 LG유플러스 이용자가 LG전자의 제품을 제어해 기존 IoT 제품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 기술은 빅데이터와 AI이고 필요한 환경은 IoT"라며 "홈 IoT보다 더 유망한 산업 IoT도 LG전자·디스플레이 등 그룹사 적용을 시작으로 해외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