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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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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학교 교실이 시민의 서재로…수원 ‘지관서가’ 공공디자인 새 모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25 20:21

유휴 공공건축물 재생해 인문복합문화공간 조성…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


교실 7칸 연결하고 중정 정원 조성…학교의 흔적 살린 열린 공간


수원시·민간기업·전문기관 협력…공공자산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수원 '지관서가',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 유휴 학교시설의 인문공간 변신

▲수원 지관서가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수원특례시가 오래된 학교 건물을 시민들이 책을 읽고 사색하며 쉬어 가는 문화공간으로 바꿔 공공디자인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건물을 새로 짓는 대신 기존 공공시설의 역사와 공간적 특성을 살려 시민의 일상에 필요한 장소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원시는 지난 23일 서울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시상식에서 '수원 지관서가(止觀書架)'가 공공공간·건축 분야 한국디자인학회장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상은 공공디자인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인 우수 사례를 선정한다. 올해는 사업과 연구 부문에서 모두 17점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수원 지관서가는 옛 연무중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수원시평생학습관에 조성된 인문복합문화공간이다.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며 독서와 사색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3년 1월 지역 조사로 시작된 사업은 2024년 설계와 시공을 거쳐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총사업비는 13억3000만원이다.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학교 건축물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새로운 기능을 입혔다는 점이다.


복도를 따라 분리돼 있던 교실 7칸을 하나로 연결하고 일부 슬래브를 걷어내 개방감을 높였다.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피트 공간은 계단식 벤치를 갖춘 중정 정원으로 바꿨다. 과거 출입구 자리에는 카페를 배치해 시민들이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지관'은 '멈추어 바라본다'는 뜻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자는 의미를 공간 설계에 담았다.


서가에는 '행복'을 주제로 선별한 책들이 비치돼 있으며 북토크와 인문학 강연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단순히 책을 빌리거나 읽는 시설이 아니라 독서와 휴식, 문화활동이 어우러지는 체류형 공간을 지향한다.


사업 추진 방식도 눈길을 끈다. 수원시는 공간 제공과 행정 지원을 맡고, 재단법인 지관은 공간 기획을 담당했다. SK케미칼은 재원을 지원했으며 건축사사무소 리옹이 설계를 맡았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유휴자산에 민간의 재원과 전문성을 결합한 민관협력형 공공공간 조성 사례인 셈이다.


이번 수상은 노후 공공건축물을 철거하거나 용도만 변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건물의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공공적 가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공간 재생이 지속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시설 조성 이후의 운영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이용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


수원 지관서가는 오는 11월 1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돌봄의 디자인'에도 소개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유휴 공공자산을 시민들의 일상 속 인문공간으로 전환한 노력을 인정받아 뜻깊다"며 “더 많은 시민이 책과 문화를 향유하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원 지관서가의 사례는 공공디자인의 가치가 화려한 건축물보다 시민들이 실제로 머물고 이용하는 공간을 만드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오래된 학교가 지역의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바뀌면서 유휴 공공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가능성도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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