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그룹 총재를 기다리며 시계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법무부 장관 자리가 54일 동안 비어 있다. 19일 기준 55일째다.
여권 안팎에서는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 등 핵심 리스크를 정면 돌파할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면서 동시에 각종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인물을 찾는다는 게 말처럼 쉬워 보이진 않는다.
앞서 정성호 전 장관은 지난 8월 26일 물러났고, 이 대통령이 후임으로 지명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9월 19일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했지만,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내놓지 않았다.
김 전 후보자 낙마 이후 검증 기준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야당의 공세와 여론의 역풍을 동시에 막아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이 줄줄이 고사하거나 검증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로서는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필요한 '인재상'은 뚜렷하다. 정권의 핵심 사법 과제를 흔들림 없이 관철해 나갈 돌파력과 함께 야당·법조계의 거센 저항을 이겨낼 맷집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법무장관직은 온건한 관리형 인사가 앉을 자리가 아니다"라며 “충성형 '돌쇠'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후보 낙점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당 의원은 정치적 중립 논란 부를 수도
충성도를 최우선에 두고 강경 인사를 기용하면 코드 인사와 법치주의 훼손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온건한 법조인을 택하면 강경 지지층의 반발과 마주하게 된다. 아울러 정권이 사활을 건 사법 현안에서 기대한 만큼의 로열티를 보일지에 대한 내부 불신도 남는다.
자천타천 후보군으로는 박균택·이건태·박주민·백혜련 의원 등 민주당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거론된다.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의 이름도 들린다. 장관 직무대행을 맡은 이진수 차관의 승진 가능성도 나온다.
후보마다 부담은 다르다. 여당 의원은 국회 소통과 개혁 입법에 유리하지만, 정치적 중립 논란이 따라붙을 수 있다. 검찰 출신은 조직 운영 경험을 살릴 수 있으나, 여권 내 강경파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외부 법조인이나 학계 인사는 여당과의 조율 능력과 대통령 국정기조에 대한 이해도가 관건이다. 검증에 시간을 들이면 공백이 길어지고, 서두르면 김승원 사태 같은 검증 실패가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가 큰 변수
인선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 김 전 후보자는 민주당 내 공소취소·국정조사 추진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고, 검찰 기소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인식을 드러내 왔다. 지명 후에는 “장관에게 공소취소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설상가상 여러 의혹이 맞물리면서 낙마하고 말았다.
현재 정부·여당은 형사사법 체계 후속 정비에 분주하다. 공소청 초대 수장인 검찰총장 인선은 법무부 장관 제청 절차와 맞물려 있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 천거 절차에 들어갔다.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절차는 진행되고 있지만, 정식 장관의 부재는 부담으로 남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검찰개혁이란 대전제 하에 검찰청 폐지 소임을 떠안았던 정성호 전 장관과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를 안게 되는 차기 장관은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인선 실패 반복을 피하려는 청와대의 신중함이 또 다른 국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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