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BNK금융그룹이 지주사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를 손질하며 자체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지난 15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의 자회사 CEO 승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지 하루 만이다.
자회사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역할이 강화되며 지주와 분리된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인사 추천이 가능해질지가 관건이다. 당장 연말에는 지방은행장 중 유일하게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임기가 만료돼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 BNK 자회사 임추위 역할 강화…의견 내고 후보 추천권 부여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금융지주와 9개 자회사 경영 승계 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의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 계획 적정성 점검 및 개정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은행의 임추위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은행 임추위원장이 지주의 자회사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진행하는 최종 면접에 참관하고, CEO 선임과 관련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BNK금융지주와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의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각각 보면 지주의 CEO후보추천위원회와 은행의 임추위 역할이 규정돼 있다. 자회사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자회사 CEO 후보자 심사와 추천을 하고, 은행 임추위는 자회사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은행장 후보자를 심사해 추천한다. 사실상 지주에서 자회사 CEO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자회사 임추위는 이를 주주총회에 추천해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자회사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어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 지주 회장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다.
BNK금융은 은행의 임추위 역할을 확대해 CEO 선임 과정에서 지주로부터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번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임추위는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은행 임추위에 상시 후보군 추천 권한도 부여해 은행의 인사 추천 기능도 강화했다.
이 밖에 개정안에는 지주 회장 경영 승계 절차 개시 시점을 3개월 전에서 5개월 전으로 앞당겨 후보 검증 기간을 확대했다. 또 CEO의 적극적인 자격 요건을 완화해 내·외부 후보군을 확대하고, 후보자 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그룹 현황과 중장기 전략, 재무 현황, 선임 일정, 절차와 같은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기로 했다.
◇ 김태한 경남은행장, 지방은행장 유일 임기 만료…연임 시험대
▲김태한 경남은행장.
BNK금융이 발 빠르게 지배구조를 손보며 연말 자회사 인사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당장 경남은행을 포함해 7개 자회사 CEO가 연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BNK금융은 17일 이 자회사들에 대한 CEO 승계 절차에 들어갔다.
이중 김태한 경남은행장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로, 지방은행장 중 유일하게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이번 개정안이 곧바로 반영되는 만큼 강화된 임추위 역할이 김 행장의 연임 여부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주목된다. 은행 임추위의 독립적인 인사 추천권을 강조하고 그동안 이뤄졌던 지주 중심의 인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쇄신의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KB금융지주가 양종희 회장 연임 대신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내정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사회 중심의 승계 과정을 강조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온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직후 이번 개정안이 마련됐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 원장은 지난 15일 임원회의에서 “대부분 지주회사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수립한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다"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은행이 행장의 통상적인 '2+1' 임기를 고수해온 것이 아니란 점도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전임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횡령사건을 계기로 2년 임기를 끝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여기에 경남은행 실적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남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2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하락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자회사 CEO 선임 과정을 지적하면서 향후 행장 선임을 진행하는 금융지주사의 부담이 커졌다"며 “은행 임추위에 부여된 추천권과 의견 개진 권한이 실제 인선 과정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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