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서현 기자
대법원이 MBK파트너스 측과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앞두고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하라는 하급심 결정을 최종 유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계약서에 담긴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가 영풍과 일반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를 향후 주주대표소송에서 따져볼 수 있게 됐다.
KZ정밀은 지난달 31일 대법원 민사1부가 장형진 영풍 고문의 재항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과 관련해 법원이 경영협력계약서 제출을 명령한 데서 비롯됐다.
문서제출명령 대상은 2024년 9월 12일 영풍과 장 고문, MBK 측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체결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다. 영풍이 보유하던 고려아연 주식은 지난해 3월 유한회사 와이피씨(YPC)에 현물출자됐다. YPC 역시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기존 주주와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갖도록 계약에 규정됐다.
KZ정밀은 해당 계약에 영풍에 불리하고 MBK에 유리한 내용이 포함돼 법인과 일반주주의 이익이 훼손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콜옵션과 우선매수권, 공동매각요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 계약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 수가 영풍 추천 이사 수보다 1명 더 많아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쟁점은 계약서에 공개된 내용 외에 어떤 조건이 담겨 있는지였다. 서울고법은 지난 4월 장 고문의 즉시항고를 기각하면서 공개매수신고서 등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계약서의 주요 내용이 모두 확인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공시되지 않은 계약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법원은 계약에 따라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부담하게 되는 의무가 영풍에 손해를 발생시키는지, 손해가 발생한다면 구체적인 정도와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본안소송에서 증거조사를 통해 판단할 사안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장 고문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의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즉시항고했고, 서울고법이 이를 기각하자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이번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문서제출명령을 둘러싼 불복 절차를 마무리했다.
KZ정밀 관계자는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MBK·영풍 경영협력계약을 증거로 확인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최종 유지됐다"며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에 어떠한 권리를 설정했고 그 조건이 법인과 일반주주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법원과 주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며 진실이 철저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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